경차 유가급등 따라 수요 크게 늘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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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고유가 시대를 맞아 경차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직후 인기를 끌었던 경차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수요가 눈에 띠게 줄었다.

그러나 최근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자동차 영업소마다 경차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대우자동차 관계자는 "경차의 유지비가 소형차보다 연간 40만~60만원 정도 덜 든다" 며 "아직 본격적인 경차판매 증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앞으로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경차 시장이 점차 활기를 띨 것" 이라고 내다봤다.

◇ 경차, 선택 폭이 넓어졌다〓대우 마티즈와 현대 아토스, 기아 비스토가 시판 중인 경차 3총사다.

1998년 4월에 나온 대우 마티즈는 다이나믹한 스타일의 다목적형 경차로 빈틈이 없고 단단한 느낌을 주는 외관이 특징이다.

자동변속기의 편리함과 기름을 덜 먹는 수동의 경제성을 함께 만족시켜 주는 무단자동변속기(CVT)를 달았다.

지난달에는 마티즈의 내외부 스타일을 새롭게 하고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인 마티즈Ⅱ를 내놓았다. 마티즈Ⅱ MD 모델(수동)가격은 5백78만원. 현대 아토스는 97년 9월에 선보였다.

경차의 결점으로 지적되는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우물정(井)자 모양의 프레임을 엔진룸에 적용해 충돌 때 엔진이 운전석으로 덜 밀리도록 하고 쌍 에어백과 4채널 잠김 방지 제동장치(ABS)등 고급 안전장치를 달았다.

뒷좌석이 이중으로 접는 시트로 경차로선 비교적 넓은 1천2백60ℓ의 적재 공간을 마련했다.

올초 내놓은 2000년형 아토스 밀레니엄 모델은 경차 최초로 4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소음을 줄이고 고속주행 성능을 높였다. 고급형(EUROPA)수동은 6백5만원, 오토는 7백10만원이다.

지난해 4월 출시한 기아 비스토는 깜찍하고 견고한 외관이 특징이다.

경차 중 본네트 길이(1천40㎜)가 가장 길고 측면 충돌에 대비해 한 조각짜리 사이드 철판을 사용하는 등 안전성을 높였다.

지난 3월 선보인 2000년형 밀레니엄 비스토는 4단 자동변속기를 달았고 기존 기본형(ESS)과 고급형(QUE)외에 최고급형(밀레니엄팩), LPG, 밴, 장애인 차량 등 차종을 추가했다.

기본형이 5백25만원, 고급형이 5백55만원이다.

올들어 8월말까지 마티즈는 4만1천48대, 아토스는 5천5백29대, 비스토는 1만6천3백1대가 팔렸다. 경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2.5% 줄었다.

◇ 유지비 얼마나 덜 드나〓마티즈Ⅱ MD모델(수동)을 운전하는 사람이 1년동안 차를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돈은 ▶자동차세 8만3천원▶면허세 1만2천원▶기름값 1백19만7천원(휘발유값 ℓ당 1천3백29원.연간 2만㎞ 주행.연비 22.2㎞/ℓ 기준)등 모두 1백29만2천원이다.

이에 비해 1천3백㏄ 소형차인 라노스Ⅱ(1.3SOHC.수동)의 연간 유지비는 ▶자동차세 30만7천원▶면허세 1만8천원▶기름값 1백61만원(연비 16.5㎞/ℓ 기준)등 1백93만5천원이다.

마티즈의 연간 유지비용이 라노스보다 64만3천원이 적다.

현대 아토스(오토.연비 17.8㎞/ℓ 기준)의 경우 연간 유지비가 1백49만3천원으로 소형인 베르나(1천5백㏄, 연비 13.9㎞/ℓ)의 1백91만2천원, 중형인 EF쏘나타(2천㏄, 연비 12.3㎞/ℓ)의 2백16만원보다 41만9천~66만7천원이 덜 든다.

차를 산 뒤 등록할 때도 경차는 비용이 소형차의 절반 정도다.

라노스는 취득.등록세를 내고 공채를 사는 데 90만원이 들지만 마티즈는 42만원이면 된다.

◇ 다양한 경차 혜택〓경차는 유지비가 덜 드는 것 외에도 여러가지 혜택이 있다.

우선 차를 구입할 때 지역개발채권을 소형차의 절반만 사면 된다. 등록세도 다른 차량(5%)의 절반에 못미치는 2%다.

종합보험료도 소형차보다 10% 적다. 고속도로나 공영 주차장을 이용할 때는 요금을 절반만 내면 된다.

서울지역 지하철 환승주차장에선 처음 3시간은 주차료를 받지 않고 나머지 시간에 대해서는 80%를 할인해 준다. 사업용으로 경차를 살 때는 부가세를 공제해준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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