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재의원 '사퇴' 해프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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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8.30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떨어진 뒤 의원직 사퇴서를 냈던 김기재(金杞載.전국구)의원이 16일 이를 철회했다.

지난 1일 사퇴서 제출 후 16일만이다.

金의원은 이날 청와대에서 있은 경선 낙선자 위로모임 전 金대통령과 20분간 독대했다.

이 자리에서 金대통령은 "당에서 할 일과 부산.경남지역 발전을 위해 남아달라" 며 만류했고 金의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金의원은 사퇴서 철회와 관련해 "당이 어렵다고 지도부가 만류하니 혼자 뿌리치고 빠져 나가기가 너무 부담스럽다" 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선 "이미(사퇴서 철회는) 충분히 예상된 일" 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당초 金의원은 "재충전을 위한 공부를 하겠다" 며 사퇴서를 냈지만 경선 낙선에 따른 불만표시라는 게 중론이었다.

金의원은 사석에서 당 지도부에 부산.경남출신이 없다는 지적을 해왔다.

때문에 지도부가 만류할 경우 사퇴의사를 거둘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한 당직자는 "진짜 사퇴의사가 있다면 전국구인 만큼 탈당하면 자동적으로 의원직이 박탈되는데 외국에 공부하러 가겠다는 사람이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의원직 사퇴를 고집할 필요가 없잖느냐" 고도 지적했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지난주 서영훈(徐英勳)대표가 주례보고때 金대통령에게 金의원을 불러 한번 격려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 며 "이게 사퇴서 철회의 진짜 이유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고 말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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