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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자유무역협정 체결하면 대일 적자 더 늘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한국과 일본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대일(對日)무역수지가 처음 2년 동안은 개선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양국간 관세 철폐로 일본에서 수입하는 설비.원자재 가격이 내려가고 직접투자가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국제수지와 국내총생산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한.일 자유무역협정과 기업의 미래' 라는 세미나에서 권영민 연구위원의 주제발표를 통해 FTA가 체결되면 초기 2년 동안 1억8천만달러의 대일 무역수지가 개선되지만 그뒤 적자로 반전돼 10년 뒤에는 누적적자가 19억5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權연구위원은 "한.일간 교역에서 관세와 같은 공식적인 장벽보다는 일본 소비자가 한국 상품을 잘 사지 않는 등의 장벽이 더 높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한경연 박승록 연구위원은 특히 FTA가 대일 무역수지 개선에 별다른 도움이 안되는 이유를 한국 상품의 경쟁력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朴연구위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등 30개국 3천5백여개 품목을 분석한 결과 세계에서 경쟁력 1위를 차지하는 한국 상품은 55개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독일(6백69개), 미국(6백18개), 일본(3백54개)은 물론 중국(3백6개)보다도 적은 것이다.

5위권 안에 드는 품목도 한국은 4백14개인데 일본은 1천4백16개, 중국이 1천47개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일 FTA 체결 이후 과제로 ▶일본에서 한국 상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테레프탈산과 폴리프로필렌, 세탁기 등 양국의 세계시장 독점 비율이 높고 장치산업적 성격이 강한 설비 감축 등 산업 구조조정▶한국이 열세인 자본재.중간재 분야에 대한 일본의 직접투자 유치 및 기술도입 등을 꼽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일 FTA 체결시 1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은 평균 0.23%, 전반적인 국제수지 흑자는 9억달러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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