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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특사 일행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용순(金容淳)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겸 조선 아태평화위원회 위원장 일행은 서울 방문 사흘째인 13일 포항제철과 경주를 둘러본 뒤 서울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金비서 일행은 11일 오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고려항공편을 이용해 서울에 왔다. 金비서의 제주도 나들이에는 우리측 임동원(林東源.국정원장)대통령 특보가 동행했다.

◇ 포항제철.경주 방문=金비서 일행은 13일 오전 10시40분 우리측이 제공한 공군 수송기(CN-235)로 제주공항을 출발해 대구공항에 도착, 이의근 (李義根) 경북도지사 등의 영접을 받았다.

이어 포항으로 이동, 유상부(劉常夫)포철 회장이 주최한 오찬에 참석한 뒤 포항제철을 시찰하고 경주에서 불국사와 경주문화엑스포를 둘러봤다.

전날 밤 우리측 林특보와의 제주협상을 마무리한 때문인지 이들은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金비서 일행은 경주 관광이 끝난 뒤 다시 대구로 가 오후 8시30분쯤 귀경, 숙소인 신라호텔에서 사흘째 밤을 지냈다.

◇ 제주도 심야회의= 金비서 일행 6명은 12일 오후 8시부터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숙소인 중문단지 내 신라호텔에서 林특보 등 남측 관계자들과 만찬 겸 회담을 나눴다.

13일 0시30분쯤 만찬장을 나선 金비서는 기자들에게 "제주도가 제 나라, 제 땅인데도 그동안 제주 특산물인 '다금바리' 와 '허벅술' 에 대해 몰랐다" 면서 "두 수뇌분이 합의한 북남 공동선언을 잘 이행하자는 얘기를 나눴다" 고 말했다.

林특보는 "14일 뭔가 밝힐 게 있을 것" 이라고 말해 金비서 일행이 김대중 대통령을 예방한 뒤 국방장관급 회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남북 현안에 대한 일정이 발표될 것임을 시사.

◇ 제주 관광=金비서는 12일 오후 2시50분쯤 북제주군 애월읍 항몽(抗蒙)유적지를 방문. 그는 20분간 유적지를 둘러보며 안내원으로부터 삼별초의 대(對)몽골 항쟁사를 듣다가 "원나라 군대가 일본 정벌을 위해 고려를 침략했는데 일본은 정벌했느냐" 고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안내원이 "두차례 시도했으나 태풍 때문에 실패했다" 고 답하자 金비서는 "그걸 가미가제(神風)라고 하지" 라고 말했다.

金비서는 이어 오후 3시45분쯤 북제주군 한림읍 분재예술원을 방문, 5천만원을 호가하는 1백50년생 '홍자단' 분재를 선물 받았다.

일행은 당초 1박2일의 빠듯한 일정 때문에 빠진 한라산 등반을 요청, 오후 5시25분쯤 한라산 1천1백m 고지에 위치한 영실(靈室)코스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으나 강풍이 몰아쳐 발길을 돌렸다.

◇ 서울 도착=金비서는 11일 오전 10시 서울~평양 직항로를 통해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임동옥 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권호웅 당 중앙위 지도원.박성철 당 중앙위 과장.김광렬 당 중앙위 지도원 등이 동행.

박재경 군정치국 부총국장(대장)은 11일 오후 2시쯤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 2층 에메랄드룸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선물로 보낸 송이버섯을 김하중(金夏中)청와대 외교안보수석에게 전달.

6월 정상회담 대표단과 8월 언론사 방북단 등 2백67명, 전직 대통령과 각 정당 및 정부 요인 33명에게 추석 선물로 보낸 칠보산 송이는 총 3t으로 시가 9억원 정도.

12일 아침 제주도로 출발하면서 권호웅 지도원은 서울에서 추석을 맞은 소감을 묻자 "남이든 북이든 같은 민족으로서 감정이야 같겠지요" 라고 대답.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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