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에 또 구제역 의심 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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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8년 만에 구제역이 발생한 포천에서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이는 소가 또 발견됐다. 정밀검사 결과 확진 판정이 나올 경우 당국의 방역망이 뚫린 것이어서 추가 확산이 우려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3일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한우 목장의 일부 소가 가볍게 침을 흘리는 등 구제역 의심 증세를 보여 이 농장에서 기르는 한우 15마리와 바로 옆 농가의 가축 35마리(젖소 33, 사슴 2마리)를 모두 폐사(살처분)시켰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이상수 동물방역과장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의심 증세를 보인 소의 시료를 보내 정밀검사를 하는 중이며, 예방 차원에서 확진 판정과 관계없이 곧바로 살처분했다”고 설명했다.

이 농장은 7일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H농장에서 약 3.5㎞ 떨어져 있다. 정부는 구제역이 확인된 직후 H농장으로부터 반경 500m 안에서 기르는 모든 가축을 살처분했다. 또 반경 3㎞까지는 위험지역으로 설정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매일 가축들의 상황을 면밀히 살피는 비상조치를 취했다.

이 농장의 경우 H농장에서 3㎞ 밖에 있지만 H농장 소들을 진료했던 수의사가 방문해 소를 살폈기 때문에 집중 관리 대상이었다. 이 때문에 당국은 지난 9일 이 농장의 소들에 대해서도 구제역 감염 검사(ELISA 검사)를 했으나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 과장은 “검사를 했을 때는 아직 감염 초기여서 항체 형성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원한 농식품부 관계자는 “수의사가 병을 옮기는 매개체가 된 것으로 강하게 의심된다”며 “이 수의사가 방문한 다른 농장에서도 구제역이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미 해당 수의사가 방문한 농장 70여 곳을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소와 농장 종사자의 이동을 제한하고 관찰활동을 강화해 왔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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