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에 넣는 나프탈렌이 수확을 앞둔 과수원의 골칫거리인 까치를 쫓는데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영주시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최근 한달동안 조생종 사과나무가 심어진 안정면 등 과수원 20㏊에 나프탈렌 10개씩을 넣은 망사주머니를 나무마다 매달아 시험한 결과 까치가 거의 접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드물게 까치가 접근, 사과를 쪼아먹은 경우도 피해는 나프탈렌을 매달기 전의 10%에 불과했다.
과수원 1㏊에 나프탈렌 망사주머니를 설치할 때 들어가는 비용은 7만원에 불과하며 망사에 넣어 매달면 수확 때까지 쓸 수 있어 경제적인 것이 장점이란 설명이다.
지금까지는 까치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 과수원 1㏊에 평균 2천4백만원을 들여 방조망을 설치해야 했다.
또 반사경이나 꽹과리 등도 동원되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까치 등 조류로 인한 사과 피해는 지난해 영주시만 해도 10억여원에 이를 정도. 그래서 요즘 농민들은 총포마저 사용할 수 없어 과수원에서 하루종일 까치와 숨바꼭질을 벌인다.
나프탈렌 퇴치법을 개발한 영주농업기술센터 심원(沈洹.43)씨는 "까치 피해는 다른 농작물에 앞서 익는 조생종 사과에 특히 심하다" 며 "콩밭에서 냄새나는 약품을 뿌리는 걸 보고 착안했다" 고 말했다.
경북대 화학과 박용태(朴龍泰.59)교수는 "나프탈렌 냄새는 곤충들이 아주 싫어한다" 며 "나프탈렌은 기체로 변하는 성질이 있어 사과 표면에 나프탈렌 성분이 거의 남지 않는 등 장점이 기대된다" 고 말했다.
영주시는 앞으로 '나프탈렌 퇴치법' 을 더 검증한 뒤 과수농가에 본격 보급할 계획이다.
송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