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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신문활용교육] G20 핵심 멤버 된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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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신입직원 및 한진재단 산하 대학생들이 몽골 울란바토르 인근에서 나무를 심고 있다. 한진그룹은 2008년 소나무와 포플러 1만2000그루를 심었다. [중앙포토]

이명박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2010년 신년연설을 했다. <중앙일보 1월 5일자 2면> 올해 우리나라가 ‘선진 일류국가’로 발돋움하는 초석을 다지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다.

우리나라는 1945년 8·15 광복 직후부터 99년까지 주변국들로부터 유·무상의 원조를 받아왔다. 원조받은 금액이 331억 달러에 이른다. 세계의 도움을 받아 식민지와 전쟁의 폐허를 딛고 극빈국에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개발도상국과 제3세계 나라들이 한국의 발전 경험담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자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불리기 위해 갖춰야 할 요건은 무엇인지 공부한다.

한국의 위상 어떻게 달라졌나

97년 말 우리나라는 국가 부도 사태를 선언하며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바 있다. 그 뒤 10여 년 만에 주요 20개국(G20)의 핵심 멤버로 변모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G20이란 미국·일본·영국 등 선진국만으로 구성된 G7으로는 균형 있는 협의가 불가능해 한국·중국 등 신흥국이 함께 국제 사회의 주요 이슈를 논의하는 회의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올해 G20의 대표 의장국가다.

국제회의 석상에서 한국의 발언권도 한층 강화됐다. 지난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개최국의 특별 요청으로 세계 정상 중 이명박 대통령만 두 번 연설하기도 했다.

이런 위상 변화는 한국이 개도국과 선진국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한국은 개도국의 상황과 선진국의 고민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 부러움 사는 경제 … 다른 분야는

지난해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여 아직도 경기침체에서 허덕이고 있는 나라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하지만 세계의 부러움은 경제 분야에 그친다. 존 워커 한국맥쿼리그룹 회장은 “한국은 이미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이지만 정치·사회 분야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며 “국격뿐 아니라 시민의 격도 높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07년 우리나라의 법질서 준수 지수가 OECD 30개국 중 27위라고 밝혔다. OECD 평균만 유지했더라도 매년 우리 경제가 1%(연간 8조원)씩 추가 성장했을 것이란 가정도 설득력을 얻는다.

정치 분야의 개혁도 시급하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인 포린폴리시에서는 “한국 국회의 난투극은 세계 최고”라고 조롱한 바 있다. 국회부터 과격한 이미지를 버리고 법질서 안에서 원칙과 신뢰를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국형 선진국이 주목받는 까닭은

우리나라는 지난해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 공식회원으로 가입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탈바꿈한 세계 최초의 선례를 남긴 것이다. IMF와 금융 위기 등을 극복하며 개도국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에 대한 노하우도 갖췄다.

주변 국가가 한국에 바라는 것은 단순한 경제 지원뿐만이 아니다. 선진국을 꿈꾸는 개도국에 노하우를 전수하며 멘토 역할을 담당하는 ‘더 큰 대한민국’으로 발돋움할 일이다.

박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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