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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샘] god팬들의 '이유있는' 항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요즘 대중 스타를 아끼는 팬들은 적극적이다. 서태지 팬들이 그것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팬이라면 스타의 웬만한 일정을 파악하는 것은 기본. 심지어 매니지먼트사가 스타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맘에 들지 않으면 강력한 항의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5월 활동중단을 선언하고도 전국 곳곳의 행사장을 찾고 있는 god도 음반작업에 몰두하지 않는다는 팬들의 항의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음반 준비 기간이 겨우 한 달이 뭡니까?" 최근 god의 한 열성 팬이 god의 매니지먼트사인 사이더스를 겨냥해 인터넷에 올린 비난이다. god멤버들의 홈페이지와 사이더스의 홈페이지에는 지금 god를 아끼는 팬들의 항의성 편지가 넘치고 있다. 시위성이 강하다.

그들의 주장은 god가 3집 앨범 준비를 위해 지난 5월 활동 중단을 선언해놓고도 실제로는 행사장 등에 다니느라 음악성을 높이는데 방해를 받고 있다는 것. "녹음준비를 해야할 판에 전국을 돌아다니느라 교통사고까지 당했다" "같은 소속사 연예인의 국토대장정 프로그램을 격려한다고 강릉까지 갔다" 는 등 이들의 불만은 다양하다.

'부산 oo개점식 공연' '천안 oo개점식 팬사인회' 등 팬들이 열거한 god 일정을 보면 활동중단을 무색케 한다.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으로 보다 알찬 3집 음반을 들고 돌아와주길 아끼는 팬으로서는 불만스러울 수 밖에.

사이더스의 최장혁 실장은 "팬들이 지난 6월 god가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로 그들의 일정에 더욱 민감해진 것 같다" 면서 "9월 초 일정이 끝나면 녹음에 들어갈 계획" 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일부 팬들은 god가 지방 팬들을 만나는 것을 '하찮은 일정' 으로 낮춰보는 면도 없지 않다" 고 덧붙였다.

'음악인으로서의 god 이미지를 관리할 비전이 있느냐' 고 매니지먼트사에 따지는 팬들. 예전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얼굴만 자주 보면 그만이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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