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어려워도 불법 복제는 NO … 100% 정품만 쓰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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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지난해 12월 28일 문화체육관광부 회의실에서 ‘2009년도 정품 SW 사용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FKM의 심재수 사장(오른쪽)이 유인촌 장관과 기념촬영을 했다. [FKM 제공]

금융자동화기기 전문회사인 에프케이엠(FKM)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2009년도 정품 소프트웨어(SW) 우수 기관’에 선정됐다. FKM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SW 불법 복제를 단속하고 100% 정품 업무용 SW를 구매했다. 특히 분기마다 사내 PC 점검과 직원 교육을 하고 수시로 모니터링까지 한다.

불법 SW 복제율이 43%에 달해 ‘허울 좋은’ 정보기술(IT) 강국인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FKM은 모범 사례다. 지금도 국내 온라인 사이트에선 24시간 쉴 새 없이 불법 다운로드가 판을 치고 있다. 개인은 물론 기업이나 공공기관조차 불법 복제 SW를 죄의식 없이 사용하는 실정이다. <2009년 12월 2일자 E1, E9면>

그래서 정부가 대표적으로 정품 SW 이용 모범 회사로 꼽은 FKM의 사례를 알아봤다. 이 회사의 경영지원총괄부엔 사내에서 쓰는 SW와 관련된 ▶담당자 ▶관리대장 ▶점검 실적 ▶교육 자료 ▶모니터링 데이터 등의 자료가 비치돼 있다. 담당자는 250여 명의 직원과 2100여 개의 업무용 SW를 대상으로 분기마다 불법 여부를 점검한다. 이런 정기 점검 직후엔 모든 직원에게 정품 SW 이용에 대한 교육도 한다. 김일성 FKM 경영지원총괄부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는 가장 많이 쓰는 업무용 SW”라며 “현재 사용하는 110여 개의 똑같은 오피스도 모두 정상적으로 구입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정부의 불법 SW 현장 단속에도 끄떡없었다. 단속반이 지난해 상반기 이 회사를 급습했지만 어떤 위반 사실도 찾아내지 못했다. 특히 최근 정부 실사단은 FKM을 정밀 점검하면서 모든 SW에 대해 100% 정품 인정을 했다. 이번에 정품 SW 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것도 정부가 추천해서다. 심재수 FKM 사장은 “아무리 어려워도 불법은 저지르지 말자는 게 회사의 경영철학”이라며 “정품 SW 이용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와도 연관된다”고 강조했다.

FKM은 일본 후지쓰의 자회사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회사였던 제일정밀공업이 외환위기로 부도가 나면서 후지쓰로 넘어갔다. 심 사장은 “부도 당시에도 회사 직원들이 은행을 찾아가 ATM에 대한 애프터서비스(AS)를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후지쓰가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FKM은 30억원이던 매출을 10년 만에 70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한편 정부가 선정한 2009년도 정품 SW 우수 기관은 FKM을 비롯해 코스콤·한화S&C·대산의료재단·디아이씨 기업 5곳과 인천시 연수구청, 목포시청, 충주시청, 부산시교육청 등 행정기관 4곳이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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