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 '인도 대야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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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거대 시장 인도를 잡기 위한 국내기업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에 맞춰 주요 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들이 인도를 찾아 현지에서 전략회의를 하는 등 인도 사업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구본무 LG 회장은 3일부터 6일간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해 뉴델리 인근의 LG전자 인도법인 등을 둘러 본 뒤 현지에서 경영전략 회의를 열어 투자계획을 점검한다. 인도 동부지역인 바이작에서 폴리스티렌 생산공장을 가동 중인 LG화학은 ABS(전자제품 소재의 석유화학제품) 생산법인의 설립을 검토 중이며, LG전자는 인도 서부 뭄바이 인근의 푸네에 제2 가전공장을 짓고 있다.

김광로 LG전자 인도법인장은 "푸네 제2공장은 인도시장은 물론 중동.아프리카 시장을 겨냥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LG전자 현지법인은 가전과 함께 휴대전화.데스크톱 PC 사업 등을 강화해 올해 12억달러, 2007년에는 2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LG는 인도에 5개의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도 현재 해외 총매출의 2.6%인 인도법인의 사업 비중을 내년에는 3.5%로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모니터 등 PC 관련 제품을 비롯해 휴대전화.평면TV의 판촉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인도 내 자동차 생산 규모를 올해 20만대에서 25만대로 늘렸고 올 판매목표도 19만대에서 21만5000대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는 인도 승용차 시장에서 2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두산중공업 등은 인도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포스코는 양질의 철광석을 보유한 인도 오리사주에 제철소를 건립하는 방안을 놓고 주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5월부터 3억7000만달러 상당의 인도 최대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고 쌍용건설은 현재 '제3 국가고속도로'를 닦고 있다.

한편 이번 노 대통령의 인도 방문에는 LG 구본무 회장 외에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SK텔레콤 조정남 부회장, 포스코 강창오 사장, 삼성전자 최지성 사장 등 경제인 27명이 동행한다.

뉴델리=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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