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등록금 없어 휴학한 여대생에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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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ICL·Income Contingent Loan) 도입이 지연돼 고통을 겪는 여대생과 공개편지를 주고받았다. 청와대 홈페이지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코너에 올라 있는 김은아(23·부산외대)씨의 글에 댓글로 답한 것이다.

김씨는 지난 7일 올린 글에서 입학 등록금을 위해 받은 대출의 이자가 밀려 휴학을 해야 했던 자신의 처지를 상세히 소개했다. 이후 김씨는 각종 아르바이트를 전전했지만 쌓여가는 이자를 갚고 복학 자금을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사연을 올렸다. 김씨는 그러면서 “현실은 춥다 못해 찬 기운이 뼛속까지 스며들 정도”라고 표현했다. 그러던 중 정부가 ICL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해 희망을 걸었으나 국회에서 법 처리가 지연돼 더 큰 절망감을 느낀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사흘 뒤인 10일 이 글에 답장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은아 학생의 설움을 글로 읽으면서, 등록금을 벌기 위해 청소 리어카를 끌었던 제 젊은 시절이 생각났다”며 “ICL(도입 약속)은 이런 저의 경험에서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으니 그 이유야 어떻든 대통령으로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다행히 정치권에서도 올 1학기부터 (ICL이)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한다. 정부도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김씨를 위로했다. 

남궁욱 기자 periodista@joongang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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