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상봉] 북측 상봉단 남한 방명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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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측 방문단이 남쪽 가족을 남겨두고 돌아가면서 저미는 가슴으로 남긴 말과 글을 정리했다.

"통일이 되면 맨 먼저 달려오갔시오. " - 김치효씨, 숙소로 환송나온 가족들에게.

"하루만 더 머물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그러나 욕심이 끝이 있습니까. 이번 사흘이 천년, 만년보다 더 소중합니다." - 이영수씨, 공항에서.

"아버님 산소를 돌아보지 못하고 올라가 너무나 미안하다." - 유열 국어학자.

"폐만 끼치고 갑니다.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오겠습니다. 오늘 이별은 새로운 만남을 위한 시작입니다. 이산가족, 남한의 동포 여러분 기운내고 희망차게 삽시다." - 유미영 북측 방문단장.

"여러분들이 애쓰신 덕분에 어머니를 뵙고 가게 됐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또 만날 날이 있을 겁니다. 그날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말고 건강하게 계십시오. " - 조주경 김일성종합대 교수.

"환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라가면 따뜻한 동포애를 자랑하고 다니겠습니다. 남북 겨레가 함께 손잡고 웃을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 - 김옥배 평양음악무용대 교수.

"오늘의 이별은 이별이 아닙니다. 북과 남이 힘을 합쳐 기어이 통일의 날을 앞당겨 영원히 이별이 없도록 합시다." - 오영재 계관시인.

"어머님, 앓지 말고 건강히 살아계십시오. " - 노환인 어머니를 천신만고 끝에 만난 양한상씨.

"앞으로 멀지 않은 앞날에 조국 통일은 반드시 올 것입니다. 조국 통일의 그날 평양에서 다시 만납시다." - 서기석 북한 사리원음악대 교수.

"저희들의 편의를 성의껏 도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북남 공동선언에 따른 이번 성과가 앞으로 잘 실현된다면 자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 박섭 공훈배우.

"절대 울면 안돼요. 자네가 울면 내가 집에 못가요. " - 김영호씨, 흐느끼는 동생 현호씨를 위로하며.

"오빠가 통일이 되면 남으로 영화 찍으러 반드시 오마. " - 이래성씨, 아나운서인 동생 이지연씨에게.

"부모님 모시고 건강하게 내 몫까지 다해 주기 바란다." - 김규설씨, 김포공항으로 떠나는 버스 안에서 동생 규석씨와 통화하면서.

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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