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아시나요" 애타는 팻말행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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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 . 북한의 이산가족 방문단이 머무르고 있는 서울 워커힐호텔과 올림픽파크텔에는 16일 이들에게 가족의 소식을 수소문하려는 시민들의 애타는 발길이 몰렸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 워커힐호텔에 金상일(71.경기도 부천시)씨가 평남 남포시에 거주하던 부

친 김원식(96)씨와 모친 이태숙(92)씨 등 일가족 6명의 이름이 적힌 판을 몸에 걸고 나타났다. 판에는 'SANGILL9@yahoo.co.kr' 란 자신의 e-메일 주소도 적었다.

金씨는 "6.25 직전 공부를 하고 싶은 욕심에 혼자 내려왔다" 며 "북쪽에 있는 가족과 혹시 e-메일이라도 주고 받을 수 있는 길이 있을까 해서 최근 한달간 인터넷 공부를 열심히 해왔다" 고 말했다.

청주에서 온 李원재(46)씨도 어머니 李봉향(74.여)씨가 북에 있는 오빠와 동생 등 가족들을 찾는 팻말을 들고 호텔 이곳저곳을 다니며 "어머님께 고향소식이라도 전해드리고 싶어 찾아왔다" 고 말했다.

올림픽파크텔에는 6.25가 터지면서 남편과 헤어진 뒤 평생을 수절하고 살아온 권오증(68.서울 노원구 월계동)씨가 "서울공대 다니던 이동현(71)씨를 아는 사람이 있는지 알아봐 달라" 고 호소했다.

전진배.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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