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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개각] 새 경제팀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진념(陳稔)장관이 이끄는 새 경제팀은 일단 팀워크면에서는 역대 어느 팀에 뒤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陳장관과 이기호 경제수석.전윤철 기획예산처장관.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 등 핵심 4인이 모두 경제기획원과 호남 출신이라는 끈끈한 공통분모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간의 성격이나 능력, 개인적인 성향 등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어 갈등의 소지가 적을 수밖에 없다.

특히 陳장관은 친화력이나 업무 조정능력이 뛰어나 경제팀을 포용력있게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집권 후반기를 맞아 개혁의 큰판을 새로 벌이기보다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개혁과제들을 마무리하면서 안정성있게 경제를 이끌어 나갈 팀이 필요했다는 점도 진념 경제팀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새 경제팀은 안정 속의 개혁이라는 구도를 유지할 전망이다.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수장격인 진념 장관의 행보다.

그는 현 정부 들어 공공부문 개혁을 직접 주도하면서 개혁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동시에 경험했다.

기획예산처 장관 시절 그는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 고 누차 실토했다.

그는 "개혁은 인원과 조직을 줄이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조직이 맡은 바 임무를 제대로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며 "감량보다 제도와 체질을 효율적이고 조직의 목표에 맞게 고치는 게 중요하다" 고 설명한다.

새 경제팀의 개혁작업이 과거보다 한층 치밀하면서도 '세련되게' 이뤄질 것으로 보는 관측도 陳장관의 이같은 체험담과 설득력있는 리더십을 바탕에 깔고 있다.

하지만 일부 각료는 과거 정부 주도의 개발경제 정책을 담당했던 인물들이어서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시대상황을 감안하면 참신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장관들이 경제기획원 출신 위주여서 거시경제는 강하지만 금융과 실물부문이 약해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팀워크만 강조한 나머지 개혁의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위원은 "시장의 불신을 씻고 신뢰를 회복하는 게 가장 시급한데, 새 경제팀의 면면이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할지 의문시된다" 고 지적했다.

이계영.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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