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빅4 몸값, 이름값만 못하겠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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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프로야구 삼성의 2010 시즌 연봉 재계약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들어오는 자’와 ‘베테랑’이다. FA를 선언했던 박한이(31)와 2년간의 구애 끝에 삼성 품에 안긴 장원삼(27)이 ‘들어오는 자’라면 지난해 부상으로 부진했던 양준혁(41)과 진갑용(36)은 ‘베테랑’에 해당된다.


박한이는 FA 대박을 꿈꿨지만 삼성과의 우선 협상에서 소득 없이 헤어졌다. 7개 구단의 제의를 기다렸지만 감감무소식, 결국 삼성으로 돌아오게 됐다. 지난해 2억7000만원을 받은 박한이는 규정 타석 미달인 채로 3할1푼1리를 기록했다. 2홈런 7도루, 장타력과 기동력 부족은 여전했다.

삼성 실무자는 “박한이가 9년 동안 팀에 공헌한 부분은 인정한다. 그러나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좋은 대우를 해주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박한이는 10억원대의 다년 계약을 바라지만 지난해 우선 협상에서 ‘1+1년 계약’을 제시했던 구단의 제안과는 격차가 있다.

히어로즈에서 트레이드된 장원삼은 지난해 4승8패, 평균자책점 5.54에 그쳤다. 1억7000만원의 연봉에는 실망스러운 성적. 그러나 2008년 말 트레이드 파동과 2009년 3월 WBC 참가로 정신적·육체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내부적으로 “삭감이냐 동결이냐를 논의해봐야 한다”는 분위기이지만 올해 기대치를 고려한다면 동결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각각 7억원과 5억원을 받은 양준혁과 진갑용은 FA 계약 기간이 끝나 재계약 대상이다. 구단은 상당히 삭감한 금액으로 1년 계약을 고려 중이다. 재활 훈련으로 종아리 부상 후유증을 털어낸 양준혁은 “앞으로 2~3년은 자신있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지난해 규정 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타율 3할2푼9리, 출루율 4할6푼4리, 장타율 5할2푼6리는 여느 장타자 못지않았다. 홈런도 11개나 쳤다.

포수 쪽을 보자. 삼성은 현재윤·이정식 등 자원이 넘치지만 진갑용을 넘어서기는 아직 부족하다. 풍부한 경험과 노련한 투수 리드에서 진갑용의 존재 가치는 여전하다. 나이를 고려하는 구단이 부상 없는 상태에서의 활약을 자신하는 진갑용과의 의견 차를 얼마나 좁힐지 관심이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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