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없는 약국…손놓은 동네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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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일 의약분업이 전면 시행되지만 약국에는 여전히 약이 부족하고, 상당수 동네의원들은 달라진 수가체계도 모르는 등 준비가 미흡해 환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게다가 서울대병원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종합병원 전공의들이 파업에 돌입, 수술이 연기되거나 외래진료가 차질을 빚으면서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 약국에 약이 없다=대형병원 앞 약국들은 준비가 많이 됐지만 동네의원 주변 약국들의 준비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는 24일 현재 1만3천9백여곳의 약국 중 5천5백여곳(39.7%)만이 처방약 준비를 완료했다고 31일 밝혔다. 특히 ▶울산은 12.6%▶충남은 13.9%▶대전은 18.3%만이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청량리 S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고혈압 환자 徐모(59.여.서울 동작구 사당동)씨는 "병원 근처의 약국에 약이 없어 종로의 대형약국으로 갔지만 여기서도 약을 못 구해 4시간여 만에 제약회사로부터 배달받았다" 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대방동 S약국의 白모 약사는 "약사회에서 많이 사용하는 처방약 리스트를 넘겨받아 일부를 준비했다" 며 "하지만 1일부터 동네의원들이 리스트와 다른 약을 처방하면 조제를 못할 것" 이라고 우려했다.

◇ 손놓은 동네의원=계도기간에 원내처방만 해온 서울 서초구 K내과 관계자는 "의쟁투가 1일부터 폐업에 들어가기로 했기 때문에 준비를 전혀 못했다" 고 털어놓았다.

서울 서초구 L피부과의원 李모 원장은 "종전과 수가체계가 달라져 진료비 계산을 새로 해야 하나 계산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지 않았다" 며 "달라진 수가 내용을 자세히 몰라 수작업으로 계산하지 못할 것같아 걱정" 이라고 말했다.

◇ 전공의 파업=서울대병원을 제외한 서울시내 주요 병원들은 현재 응급실.분만실.중환자실 등을 빼고는 전공의들이 전면 철수한 상황이어서 수술.입원환자 회진 등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교수들이 전공의가 빠져나간 자리를 메우느라 수술을 연기하고 있으며 외래 진료에 차질이 생겨 더이상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우상균.김승현.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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