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아파트 '재미' 줄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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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법원경매시장에 나온 아파트를 IMF 터널이 한창이던 지난해처럼 높은 가격에 낙찰했다가는 낭패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초 감정가격이 시세보다 훨씬 낮아 다소 높은 가격에 낙찰하더라도 짭짤한 시세차익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올들어 아파트가격이 IMF 이전 시세를 거의 회복하는 바람에 최초 감정가격 역시 많이 올랐다.

올해 경매처분된 아파트 감정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15~20% 상승했다.

법원경매 전문평가기관인 아세아 감정원 관계자는 "아파트 감정가격은 1998년 상반기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98년 연말에는 IMF 이전에 비해 최고 20%까지 떨어졌다" 면서 "99년 중순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요즘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23일 서울지법에서 낙찰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H아파트 32평형의 최초 감정가격은 2억3천만원.

반면 지난달 29일 역시 지법 본원에서 입찰한 같은 단지 비슷한 층의 32평형 최초 감정가격은 2억5천만원. 1년새 2천만원이 뛰었다.

이 때문에 각각 90%로 낙찰한다면 전자는 2억7백만원, 후자는 2억2천5백만원을 각각 내야 한다.

지난해보다 1천8백만원을 더 부담하게 된다는 얘기다. 시세대비 수익률도 지난해 18.7%에서 올해 6.8%로 무려 11.9%포인트가 떨어졌다.

그러나 상가의 경우 그동안 가격 상승폭이 그다지 높지 않아 감정가격 역시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유승컨설팅 유성원 과장은 "아파트 경매에 참가할 때는 가장 기본적인 시세를 정확하게 조사한 뒤 응찰여부를 결정해야지 주위의 고가응찰 분위기에 편승해서는 안된다" 고 충고했다.

손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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