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친구 돕자" 동심 밀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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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재작년에 아빠.엄마와 금강산에 가 봤어. 그곳에서 아파트도 보았는데 남한과 다른 것은 하나도 없더라. 하지만 너희들 학교는 보지 못했어. 통일이 되면 너희 학교에 가보고 싶어.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신기초등 6학년 어린이가 북한 어린이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공동대표 강문규).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회장 이상주)가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북한 어린이에게 학용품.편지 보내기' 운동에 고사리손 온정이 밀물처럼 밀려들고 있다.

11일 현재 학용품과 편지를 보낸 초등학생은 전국 1백6개교 14만여명. 이들이 모은 연필.공책 등 학용품이 사과박스 1천2백개 분량이나 된다.

생일선물로 받아 소중하게 아껴왔던 연필과 공책, 용돈으로 새로 마련한 필통과 크레파스가 쌓였고 새하얀 종이에 또박또박 쓴 편지에는 북녘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났다.

남쪽의 어린이들은 북한 예술단 어린이들의 노래와 춤 솜씨를 칭찬했다. 한 학생은 "남한 어린이들 사이에는 '반갑습니다' '휘파람' 등 북한 노래가 유행 중" 이라며 친근감을 보였다.

인기 만화 캐릭터인 포켓몬스터를 소개하며 뒷장에 그림을 그려넣기도 했고, "날래 날래 통일이 돼야 하는데. E10000(이만)줄일게" 라며 재치를 보인 편지도 있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신기초등학교 이상무(李相茂)교장은 "아이들이 '빨리 북한에 가보고 싶다' 기에 '판문점을 넘어 수학여행 갈 날이 머지 않았다' 고 했더니 박수를 치면서 좋아했다" 고 소개했다.

수집된 학용품과 편지는 22일 인천항을 출발, 이달 말께 평양시 상원군 등 북한의 8개 시.군 인민학교 어린이들에게 건네질 예정이다.

우리민족서로돕기 강영식(康英植.38) 남북협력사업국장은 "당초 예상보다 호응이 커 조만간 2차, 3차 행사를 열 계획" 이라며 "북한 조선아세아태평양위원회와 합의해 이 사업이 추진된 만큼 편지를 쓴 아이들이 북한 어린이들로부터 답장을 받을 수 있을 것" 이라고 기대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02-734-7070).한국지역교육사회교육협의회(02-424-8377).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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