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박종호 56경기 연속 출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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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현대 박종호(27)가 지난 9일 수원 한화전에서 3안타를 치며 56경기 연속 출루를 이어갔다.

1996년 7월부터 97년 4월까지 당시 해태 이종범(현 주니치 드래건스)이 세운 58경기 연속 출루 최고기록에 2경기차로 다가섰다.

박은 지난 5월 3일 대구 삼성전부터 시작해 56경기 동안 2백7타수 80안타(0.386)에 사사구 37개를 뽑아냈다. 안타를 치지 않은 경기는 단 7경기에 불과하다.

덕분에 10일 현재 박은 시즌타율 0.356으로 해태 장성호(0.354)를 제치고 타격 1위로 뛰어 올랐다.

박은 타율 뿐만 아니라 출루율 2위(0.440).최다안타 3위(1백5개).득점 8위(58득점) 등 타격 전부문에서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박의 분발은 이제 국내에서도 스위치 히터가 완전히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몇몇 외국인 선수나 장원진(두산).이종열(LG) 등으로 스위치 히터가 최근에는 낯설지 않지만 93년 9월께 박은 '이방인' 이었다.

좌우 타석에서 번갈아 방망이를 휘두르던 국내 최초의 스위치 히터 박에게 사람들은 환호보다는 냉소를 보내는 분위기였다.

92년 고졸 신인으로 LG에 입단한 박은 1m76㎝.75㎏의 왜소한 체격에 부상이 잦았다.

당시 2군 코치였던 김용달 코치(현 현대 타격코치)는 그의 빠른 발과 맞히는 재주를 높이 평가해 스위치 히터로 변신을 시도했다.

왼쪽 타석에서만 방망이를 휘둘렀고 젓가락질.글쓰기도 일부러 왼손으로만 했다. 자신도 모르게 오른손을 쓰게 되면 호된 꾸지람이 뒤따랐다.

93년 후반기부터 스위치 히터로 타석에 섰지만 좌우 밸런스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오른쪽 타석에서는 곧잘 큰 것을 쳤지만 왼쪽에서는 타격폼이 어정쩡해 '무늬만 스위치' 였다.

98년 현대로 트레이드된 박은 오기가 발동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처음으로 3할대 타율을 기록했던 박은 올시즌 자신의 타격 스승이었던 김코치를 다시 만나 완벽한 좌우 균형을 찾았다.

올시즌 오른쪽 타석 타율 0.360, 왼쪽 0.355로 어디 한군데 기울어짐이 없다. 좌우 안정감은 파워로 연결돼 홈런도 8개나 쳐냈다.

한편 11일 벌어질 예정이던 프로야구 SK-현대 인천경기와 두산-해태 잠실경기는 비로 연기됐다.

인천경기는 12일 더블헤더로, 잠실경기는 13일 열린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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