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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기회’ … “제2, 제3 수주 전망 밝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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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전력이 27일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수주한 원자력 발전소 조감도.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서쪽으로 330㎞ 떨어진 실라 지역에 들어선다. 원전 4기를 2017년부터 하나씩 준공해 2020년 완공할 예정이다. [한국전력 제공]

한국은 27일 400억 달러 규모의 UAE 원전 건설·운영사업을 수주하면서 1조 달러 세계 원전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과연 한국은 제2, 제3의 수주를 이어갈 수 있을까.

정부와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은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UAE 수주를 통해 기술력과 안전성·경제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 요르단·터키 등 원전 입찰을 추진 중인 UAE 인접국에 영향을 줘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원자력 분야 세계 최강국인 프랑스가 흔들리는 것도 한국에는 호재다. 프랑스는 핀란드에 EPR-1600 원전을 짓고 있다. 그러나 이 원전은 건설 과정에서 여러 차례 문제가 생겨 2012년 6월인 완공 시기를 지킬 수 없게 됐다. 건설 비용도 당초 30억 유로(약 5조원)에서 두 배 가까운 53억 유로로 늘어났다. 현재 프랑스와 핀란드는 비용 부담 등을 놓고 법정 다툼까지 벌이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핀란드에서 프랑스가 실패한 것이 이번 UAE 원전 수주에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민간 차원의 원자력 발전소 해외건설 지원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한국원자력산업회의 구한모 부회장은 2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전 수출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정부에 수출지원센터 설립 인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원자력산업회의는 한국전력·두산중공업·현대건설·삼성물산·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원전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의 모임이다. 수출센터는 개별 기업이 하기 힘든 사전 시장조사, 한국형 원전 소개, 안전성 홍보 등의 일을 할 예정이다. 발주가 예상되는 국가의 고위관리와 기업인을 국내에 초청하는 홍보 활동도 벌인다. 원자력산업회의는 정부의 승인을 받은 뒤 내년 2월께 수출지원센터를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권혁주·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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