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정주영씨 퇴직금은 1백57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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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정주영(鄭周永)전 명예회장이 53년동안 근무한 현대건설에서 2백12년치의 월급이 퇴직금으로 계산돼 곧 1백57억원을 받을 예정이다.

그는 현대건설에서 월평균 7천4백만원의 월급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鄭 전 명예회장은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현대상선 등 24개 계열사에서 이사로 근무해 60억원을 받아 현대건설이 지급할 급액까지 합하면 총 2백17억원의 퇴직금을 받게 된다.

현대그룹에 따르면 鄭 전 명예회장은 현대건설에서 퇴직금 정산작업이 끝나 곧 1백57억원을 퇴직보험 형태로 받는다.또 현대자동차(13억원)와 현대정공·현대중공업·현대상선 등(각 2억여원씩)에선 지난달 25일까지 대부분 현금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의 퇴직금 지급 기준은 퇴임 직전 3개월 급여를 3으로 나눈 평균금액에 연간 상여금을 12로 나눈 금액을 합산한 뒤,이를 총 근속연수에 곱해서 계산한다.또 대표이사로 근무하면 1년 근무마다 4년치의 퇴직금을 더 적용 받는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鄭 전 명예회장이 회사 창립 연도인 1947년부터 53년동안 대표이사로 근무해 총 2백12년치로 계산한 뒤 한달 월급인 7천4백만원을 곱해 총 1백57억원의 퇴직금을 계산했다.

이는 기업인 퇴직금 수령액 중 국내 최대다.그동안 가장 많은 퇴직금을 받은 기업인은 鄭 전명예회장의 동생인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으로 지난해 3월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직에서 물러날 때 50여억 원을 받았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鄭 전 명예회장이 67년부터 이사로,나머지 계열사는 84년부터 이사로 등재된 것을 기준으로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현대 관계자는 “鄭 전 명예회장이 지난 5월 31일 3부자 동반퇴진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퇴직금을 주지 않을 수 없다”며 “정몽헌 회장도 이를 근거로 곧 정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선 鄭 전 명예회장·정몽헌 회장이 정몽구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지분을 확보하는데 쓰기 위해 서둘러 퇴직금까지 받는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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