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현대 박종호, 46경기 연속출루 신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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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톱타자보다도 출루가 많은 2번타자. 현대 박종호(27)가 지난 28일 잠실 두산전 첫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치고 나가 46경기 연속출루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한시즌 최다 연속경기 출루기록은 1996년 당시 해태 이종범이 세운 45경기. 박은 28일 현재 타율 0.337로 타격 5위, 출루율 2위(0.425), 최다안타 8위(87개) 등 타격 전부문에서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연속출루했던 46경기 동안은 1백70타수 62안타(0.364) 32사사구를 기록했다.

92년 고졸 신인으로 LG에 입단한 박은 1m76㎝.75㎏의 왜소한 체격에 부상이 잦은 평범한 선수였다.

93년 2군으로 내려간 그를 주의깊게 본 김용달 코치(현 현대 타격코치)는 당시 국내에서 낯설던 스위치 히터를 그에게 권유했다. 빠른 발을 지녔고 맞히는 재주가 뛰어나 스위치 타자로 적합하다는 판단이었다.

박은 이때부터 왼손타법을 익히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왼쪽 타석에서만 방망이를 휘둘렀고 젓가락질.글씨쓰기도 일부러 왼손으로만 했다.

자신도 모르게 오른손을 쓰게 되면 김코치의 호된 꾸지람이 뒤따랐다. 93년 가을 박은 마침내 국내 최초의 스위치 타자로 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좌우 밸런스는 여전히 쉽지 않았다. 오른쪽 타석에서는 곧잘 큰 것을 쳤지만 왼쪽에서는 타격폼이 어정쩡해 '무늬만 스위치' 였다.

98년 박은 현대로 트레이드되는 아픔을 겪었다. 오기가 발동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처음으로 3할대 타율을 기록했던 박은 마침내 올시즌 완벽한 좌우 균형을 보이며 전성기를 맞았다. 올시즌 오른쪽 타석 타율 0.342, 왼쪽 0.336으로 어디 한군데 기울어짐이 없다. 좌우 안정감은 파워로 연결돼 홈런도 8개나 쳐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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