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후는 수십, 수백 번의 절망감을 이겨냈다. 그 과정을 빠짐없이 지켜본 강원FC의 최순호 감독도 김영후의 수상 순간 쉼 없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냈다. 평정을 되찾은 김영후는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간다. 이 나이에 신인왕을 받아 쑥스럽고 창피하지만 저를 신인으로 여겨주신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제야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4년 전 그는 K-리그 드래프트를 신청했지만 14개 구단 어느 곳에서도 그를 뽑지 않았다. 같은 해 두 번의 대회에서 득점왕을 차지했고 한국축구대상 대학부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는 등 드래프트 1순위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을 받았던 터라 김영후가 느낀 절망의 깊이는 더욱 컸다.
K-리그 첫해 13골·8도움을 올리면서 득점 3위, 도움 7위에 오른 김영후는 “언젠가는 K-리그에 가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 힘든 시기의 고난과 역경 때문에 이 순간이 더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부활한 ‘라이언킹’ 이동국(전북)은 이날 4관왕에 오르면서 ‘무관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떼냈다. 감독상을 받은 최강희 감독은 “포항 관계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감독상 경합 시기) 떠나준 파리아스 감독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봉동 이장 출세했다”고 외치며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온누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