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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상품권은 가라' 기프트 카드가 몰려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화를 즐겨보는 직장인 김경래(32)씨는 최근 여자친구로부터 카드 한 장을 선물로 받았다. 이 카드는 다름 아닌 영화관 CGV에서 마음껏 영화를 즐겨볼 수 있는 '기프트 카드'였다. 김씨는 "이전엔 선물의 대부분이 상품권이나 추억을 만들 수 아이템이었다"면서 "(기프트 카드가) 기존의 상품권보다 좋아하는 취미를 선물로 받은 느낌이 들어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기프트 카드가 열풍이다. 기프트 카드는 선불형으로 카드형 상품권이라 불린다. 백화점 상품권 등 보편화된 일회성 종이 상품권을 넘어 카드 액면 금액만큼 횟수에 제한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엔 각 업체들이 맞춤형으로 자체적인 기프트 카드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이같은 추세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패션부터 시작해 영화, 커피전문점 등 업종별로로 다양하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일반 상품권을 발행하는 백화점이 입점해 있는 업체들과 이해관계로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것. 실제 최근 A업체가 기프트 카드를 통한 영업을 본격화하자 B백화점이 구두경고를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패션 란제리 브랜드 에블린은 지난 12일 선물용 기프트 카드인 ‘시크릿 카드'를 내놨다. 출시된 지 10일 만에 500여명이 구입할 정도로 인기다. 특히 남성 소비자들에게 반응이 폭발적이다. 이 회사의 제품을 구입하는 비율 중 여성이 95%를 차지하지만 기프트 카드는 30%가 남성이 구입할 정도다. 속옷 선물이 쑥스럽거나 어려웠던 남성들이 여자친구 선물을 위해 많이 구입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1만 원권, 5만 원권, 10만 원권 총 3종으로 핑크, 블랙, 골드 3가지 색상으로 구성돼 받는 이의 취향을 고려,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백화점, 아울렛에는 사용을 할 수 없다. 회사 관계자는 "전국 80여 개 에블린 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 CJ CGV가 내놓은 기프트 카드인 '무비꼴라쥬 패스카드'는 판매 20여일 만에 600장을 판매했다. 하루에 30장씩 팔린 꼴이다. 이 상품은 1000장 한정으로 출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50% 이상을 판매할 만큼 반응이 좋다. 이 카드로 인디영화, 예술영화, 웰메이드 화제작,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CGV 무비꼴라쥬 작품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카드는 5회권과 20회권 중 선택이 가능하며 각각 3만 원, 10만 원이다. 회사측은 "상업영화에 지친 커플들이나 문화적 충족감을 즐기는 솔로들,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담긴 영화를 찾는 중년들로부터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커피전문점 등에서도 기프트 카드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스무디킹은 12월 한 달간 크리스마스나 새해를 맞아 가족이나 친구들의 선물용으로 적합한 스무디킹 크리스마스 선불 카드를 한정 판매한다. ‘Berry Christmas’ 라는 주제로 선보인 이번 한정판 선물 카드는 빨간색 톤을 전체적으로 사용해 시각적인 이미지도 강조했다. 기프트 카드(3만 원권) 구입시 커피와 2010 캘린더까지 제공한다. 스타벅스도 충전식 크리스마스 선불카드를 준비 했다. 스타벅스의 2010년 다이어리 구입 시 제공하는 한정판 크리스마스 카드는 음료 주문 시 샷, 휘핑 크림, 시럽 등을 무료로 추가할 수 있다. 깜찍한 카드 캐리어까지 포함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토털인테리어 브랜드인 까사미아도 지난해부터 기프트 카드를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기프트 카드를 통해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CGV 관계자는 "연말에 선보인 이색 리미티드 에디션 카드나 기프트 카드라면 받는 사람의 마음까지 특별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면서 "다양한 리미티드 카드는 연말 선물로 흔히 접하던 상품권과는 또 다른 감각을 더해 주는 선물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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