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초등학생 짐 너무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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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폐품을 모아오게 하고 있다.

폐품을 모아 재활용을 하는 것은 아이들 교육 차원에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는 학생들이 들고 다닐 짐이 폐품으로 인해 더 무거워진다는 것이다.

그날 배울 과목의 책과 공책.준비물.실내화 주머니 등 아이들이 들고 다녀야 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많다. 거기에다 큰 부피의 폐품 가방까지 들고 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몇년 전에 한 미국 초등학생의 가방을 본 적이 있다.

거기에는 교과서에서 그날 공부할 분량만 몇장 뜯어낸 것과 복사한 과제물, 노트 한권, 연필 정도가 들어 있어 너무나도 가벼웠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은 한참 성장할 나이에 무거운 가방을 메고 양손에 짐까지 들고 다니는 것이다.

1주일에 한번씩 폐품을 무겁게 들고 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볼 때마다 '누구를 위해 아이들이 이 고생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교육 차원에서 폐품수집을 하는 것이라면 아이들이 쉬는 날을 활용해 동네 동사무소나 폐품수집하는 장소에 폐품을 내고 확인 도장을 받게 하는 것이 보다 나은 방법일 것이다.

강성아 <서울 노원구 상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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