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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청년유림 30년 발자취 책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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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대구청유30년사』 표지.

올해로 창립 서른 한 돌을 맞은 대구청년유도회(大邱靑年儒道會, 회장 이창환)가 30년 발자취를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대구청년유도회는 19일 대구향교에서 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대구청유30년사』 발간 기념식을 열었다. 30년사를 발간한 것은 전국 200여 곳 청년유도회 중 처음이다.

대구청년유도회가 창립된 것은 1978년. 지방에서 가장 오랜 역사다. 당시 대구지역 대학 교수와 교사·회사원·자영업자 등이 유학(儒學)을 공부하자며 자생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중심 인물은 초대 회장을 맡은 영남대 이완재 명예교수(철학)였다. 대구향교에 사무실이 마련됐다. 대구청년유도회 구본욱 전문위원은 “당시만 해도 대구향교는 문묘 제향이 주된 기능이었다”며 “향교는 시민들과 유리돼 있었다”고 정리했다.

청년유도회는 창립 뒤 10여년 간 경전 공부를 중심으로 운영됐다. 이완재 초대 회장의 아버지인 이수락 선생이 이른 아침 사서(四書)를 강독했다.

강독은 87년 이갑규씨로 이어졌다. 이때부터 강좌는 수강이 편리한 야간으로 변경돼 회원 확보와 청년유도회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됐다. 논어·맹자·대학·중용 등 사서를 공부하는 경전강독반은 22년째 계속되고 있다. 현재도 수강 신청자만 200명 가까울 정도다.

92년 여름방학 때는 ‘대학생 한문연수’가 시작됐다. 두달 동안 소학을 가르치며 서원 연수를 병행했다. 수료생들은 대학생부를 조직했다. 대학생 한문연수는 여름·겨울 방학을 이용해 34기까지 이어져 벌써 3300명 이상을 배출했다. 수료자 가운데는 여기서 배운 한문이 인연이 돼 관련 전공 대학 교수도 배출됐다.

이어 ‘청소년 충효교실’과 ‘국악강좌’ ‘선현 유적지 답사’ ‘회원 교양강좌’ 등 시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돼 왔다. 선현 유적지는 그동안 공자와 맹자·정자·주자의 중국 유적지 등을 답사했다.

현재 대구청년유도회 회원은 190여 명. 19세 이상 55세 미만으로 모임의 취지에 공감하면 누구든 가입할 수 있다. 이창환(56) 회장은 “자료 보존이 미비해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지난 30년간의 첫 기록물이라는 점에 의의를 두고자 한다”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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