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제철] ‘양미리= 까나리’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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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서 겨울철까지 강릉·속초·동해를 중심으로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양미리의 실제 이름은 ‘까나리’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에 따르면 동해안에서 양미리라고 부르는 물고기의 정확한 이름은 까나리로 양미리와는 다르다. 양미리는 큰가시고기목 양미리과에, 까나리는 농어목 까나리과에 속한다.

까나리는 연안에서 많이 잡히지만 양미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동해안에서 까나리가 양미리로 불린 지는 오래됐다. 까나리는 서해와 남해안에서, 양미리는 동해안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어민이 대부분이다.

동해안 까나리는 20㎝ 이상으로 10~15㎝의 서·남해안 까나리보다 크다. 일부 학자는 동해안 까나리가 서·남해안 것과 다른 어종일 가능성도 제기한다. 부경대 김진구(자원생물학과) 교수는 “유전자(DNA) 분석 결과 동해안산은 서·남해안산과 다른 유전적 구조를 보인다”며 “분류학적 관점에서 동해산에서 다른 의미 있는 형질이 확인된다면 신종으로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해안 대표 어종 중 하나인 까나리는 기름이 많지 않아 담백하다. 정소(精巢)에는 세포 재생효과가 좋은 핵산이 많이 들어있다. 강릉원주대 수산화학실험실이 까나리 정소에 대해 세포 재생효과를 실험한 결과 참치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 정인학(해양생명공학부) 교수는 “값이 비싸지 않은 건강식품으로 통조림으로 가공하면 훌륭한 지역특산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 산지에서 생물 20마리에 5000원 안팎에 팔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기해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까나리는 그물에서 떼어낸 후 곧바로 굵은 소금을 뿌려 구워먹는 맛이 일품이다. 김치나 감자 등을 깔고 조릴 경우 생물로도 가능하지만 약간 말린 까나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강릉에선 간장·청주·마늘·생강 등으로 양념한 조림을 별미로 친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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