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70 매물벽 돌파 계속 좌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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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코스닥시장이 지수 170선 주변에 강하게 형성돼 있는 매물벽을 뚫지 못해 상승탄력을 잃고 있다.

올들어 주가가 눈에 두드러지게 하락해 지수가 200 이하로 밀린 지난 4월 중순 이후 최근까지 투자자들이 사들인 주식의 42.5%가 지수 164~183에서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코스닥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수 170선을 뚫어야 하는데 대기매물이 너무 많아 매물벽 돌파가 번번이 좌절되고 있는 것이다.

활황장세가 펼쳐졌던 1분기까지를 합쳐 올들어 최근까지의 전체 대기매물을 분석한 대신경제연구소 자료에서도 164~183에서 전체 거래의 약 17%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수로는 32억7천만주에 달해 이같은 물량을 다 소화해 내기 위해서는 10일 이상 상승장세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

증시 전문가들도 이같은 매물 부담을 최근 코스닥시장의 상승탄력이 약화되는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 연구위원은 "저점 대비 50% 가량 올랐기 때문에 매물벽에 부닥쳐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며 "새로운 주도세력이 나타나야 조정장세 탈출이 가능하다" 고 말했다.

새로운 주도주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바이오테크주(생명공학)와 엔터테인먼트주(연예.오락)로 모아지고 있다.

굿모닝증권의 이상호 연구원은 "단기간 급등한 시점이어서 종목별로 집중화.차별화 장세가 두드러지고 있으므로 외국인 매수 우량주와 핵심 테마주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고 말했다.

실제로 12일 코스닥시장에서는 약세장 속에서도 마크로젠.대성미생물.이지바이오.벤트리 등 생명공학주들이 모두 초강세를 보였다. 비테크놀러지.대영에이브이.코코엔터프라이즈.이오리스 등 게임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오름세를 보였다.

이같은 주도주들은 거래소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자금이 흘러들 때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최근 개인과 외국인들이 거래소에서 블루칩과 은행주를 사 1백50% 안팎의 수익을 올렸으므로 이를 현금화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낮았던 코스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상황을 전제한 전망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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