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DJ 김정일 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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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취미-승마.사격(최근엔 인터넷 서핑), 좋아하는 술-화이트 와인, 즐겨 보는 영화-서구 첩보영화, 선글라스를 즐겨 쓰는 이유-밤과 새벽에 주로 일을 해 눈이 충혈될 것을 우려한 때문' .

김대중 대통령의 책상 위에는 요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관한 모든 것이 자료로 올라 있다고 한다.

"사회주의 국가는 지도자가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만큼 정상회담의 성패는 지도자와의 교감이 좌우한다" 는 판단 때문이다.

참고자료에는 과거 정권 대북 밀사들의 경험담이 우선순위에 올라 있다.

1990년 10월 평양에서 김일성 전 주석과 함께 나온 金위원장을 만난 유일한 정부측 인사였던 서동권(徐東權)전 안기부장의 경험도 포함돼 있다.

徐전부장은 "김정일 위원장을 알기 위해서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金주석으로부터 받은 제왕학(帝王學)의 내용을 주목하라" 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金위원장은 평양 남산고급중학교 시절부터 정치.역사.경제 등 학과.취미별로 가정교사로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았다.

金주석의 지시에 따라 평양시 복구건설 현장과 가을 추수에 참여하고 수풍제철소.남포제련소를 견학하는 '현장지도' 학습을 받았다는 것.

회담 관계자는 "86년 완공된 남포시 서해갑문 건설을 지휘했던 金위원장이 건설분야 전문지식에 해박한 점과 농업.수산업 등 실물경제에 밝은 점 등은 이같은 성장배경 때문" 이라며 "金대통령이 만찬에서 金위원장의 장점을 화제로 삼을 수도 있다" 고 전망했다.

85년 5공 시절 평양에서 金주석을 만났던 장세동(張世東)전 안기부장은 "특히 주한미군 철수, 군축 논의 분야에는 먼저 우리측의 분명한 입장을 갖고 가야 한다" 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89년 7월 특사로 방북했던 박철언(朴哲彦)전 안기부장 특보는 "정상회담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국 등 우방과의 긴밀한 협조는 물론 주도권을 둘러싼 정부 부처 내의 불협화음이 없어야 한다" 고 조언했다고 한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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