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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민간인사들 선물 고르기 분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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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방북수행단에 포함된 기업인과 학계.사회단체 인사들은 남북 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자 북측 인사에게 줄 선물꾸러미를 준비하고 북한 서적을 탐독하는 등 분주했다.

경제계 인사들은 어떤 선물을 들고갈지를 놓고 고심하다 단체로 선물을 구입키로 하고 손병두(孫炳斗)전경련 부회장에게 위임키로 했다.

10일 쇼핑에 나서는 孫부회장은 "부피가 작은 화장품과 비타민을 선물로 준비할까 한다" 며 "화장품은 여성용이고, 비타민은 어린이용" 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기업인들은 방북 통보를 받은 뒤 처음에는 소속 회사 제품 등을 선물로 준비하려고 했다.

그런데 정부에서 "개별적인 선물은 필요없다" 고 해 이같이 가벼운 성의표시의 선물을 준비키로 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 북청 출신인 강성모 린나이 회장은 북한측에 합작조립 사업의사를 타진한다는 차원에서 자사 제품인 휴대용 버너를 별도로 지참하고 시계도 선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그동안 정주영(鄭周永)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김우중(金宇中)전 대우그룹 회장.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 등이 방북할 때 받은 선물을 한데 모아 평양 인근에 올해초 전시관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鄭전명예회장이 건넨 금제 학, 에이스침대가 특별 제작한 진열장.침대 등이 전시돼 있다.

방북 기업인들은 9일 이기호 경제수석이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 남북 경협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고 스케줄을 협의했다.

박권상(朴權相)한국방송협회장은 매일 오전 북한 중앙방송을 시청하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과거에 방송된 '남북의 창' 도 다시 찾아서 보는 등 북한 연구에 여념이 없다.

북한 방송관계자들에게 전달한 선물로 한국방송협회 마크가 찍힌 넥타이 10여개도 직접 챙겨놓았다.

평북이 고향인 박기륜(朴基崙)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은 잠을 4시간으로 줄이고 하루에도 몇명씩 이산가족 상봉 신청인을 만나 요구사항을 파악하느라 하루 해가 짧다.

朴사무총장은 "개인적으로 고향을 방문해 보고 싶지만 이보다 다른 이산가족들의 고향방문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학계 대표인 이종석(李鍾奭)세종연구소 북한연구실장은 "정상회담 전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하기 위해 출장용 가방에 노트북을 가장 중요한 장비로 챙겼다" 고 말했다.

李실장은 이번 기회에 남북 재외동포학자 학술회의에서 몇차례 만난 북측 학자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문화계 대표인 차범석(車凡錫)예술원회장은 "수학여행을 처음 떠나는 기분" 이라며 "모든 것을 꼼꼼하게 배우기 위해 원고지와 펜을 많이 준비했으며 문화계 인사들과 통일문학전집 간행사업 등을 논의하고 싶다" 고 말했다.

사회부.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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