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한강 감자꽃 축제' 여는 조성범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씨감자가 북한 식량난을 덜어 주고 남북의 화해와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으면 합니다."

지난해부터 북한에 씨감자 보내기 사업을 펼쳐온 남북농업발전협력민간연대(남북농발협)의 조성범(趙成汎.44)사무총장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남북농발협이 주관하는 '한강 감자꽃 축제-한가족 열린 음악회' 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3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뒤편 한강둔치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 및 음악회는 북한의 식량난 해결에 도움을 줄 씨감자를 구입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이를 후원한다.

"이번 행사로 마련된 기금으로 약 2백정보 면적에서 재배할 수 있는 씨감자 6백t을 북측에 지원했으면 합니다."

趙총장이 구상한 또다른 기금 마련 방법은 감자밭 조성 및 분양.

그는 서울시의 협조를 얻어 한강둔치 4천여평의 땅을 빌려 지난 4월 1일 씨감자를 뿌렸고 오는 6월 25일 수확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더나아가 이 사업에 국민적 참여가 절실하다고 보고 1㎥당 1만원의 예정가로 일반 시민들에게 감자밭을 분양하고 있다.

趙총장은 이번 축제와 분양으로 조성된 기금으로 현재 중국 옌볜(延邊)에서 자라고 있는 씨감자들을 사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감자는 서늘한 곳에서 잘 자라 북한의 기후에 제격인데다 북한당국이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감자혁명' 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에 감자는 대북 협력의 좋은 소재라는게 趙총장의 지론이다. 그가 대북 사업에 나서게 된 것은 아버지 조용술(80)목사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을 지낸 趙목사는 1991년 범민련 남쪽 대표로 베를린에 갔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옥고를 치렀다.

또 동생 준호(42)씨도 1998년 남북 노동자축구대회를 추진하면서 민주노총의 통일위원 자격으로 평양에 가 대회를 성사시키는 데 한몫을 했다.

그는 "이번 행사는 씨감자로 남과 북 사이에 화해의 징검다리를 놓는 계기가 될 것" 이라며 "이 행사에 시민들이 많이 참여해 대중적 토대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행사입장권은 무료. 문의는 (02)708-4988

정창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