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혹서도시 탈출…녹지사업등 성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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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대구가 혹서도시 대열에서 벗어났다.

대구는 내륙분지라는 지형특성 등으로 한때 기상관측 이후 최고인 섭씨 40도(1942년 8월 1일)를 기록하는 등 90년대 중반까지 전국에서 가장 무더운 곳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그러나 80년대부터 시작된 도시녹화사업의 성과 등에 힘입어 96년 이후 전국 최고기온의 '왕좌' 를 줄곧 다른 도시들에 내주고 있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95년까지는 대체로 대구가 전국 최고기온을 기록했으나 96년 이후 합천.순천.제주.춘천 등 다른 지역에서 최고기온을 나타냈다.

올들어서는 지난달 25일 진주가 37도로 전국 최고기온을 기록했으며 대구는 같은 날의 33.6도가 올들어 최고기온이다.

한편 대구의 최근 6년간 여름철 낮 기온(6~8월 하루 최고기온 평균)도 94년 33.1도에서 99년 28.5도로 4.6도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부산은 2.6도 낮아졌다.

40년간의 여름철 낮기온을 보면 서울.부산 등 다른 대도시들은 0.1~0.9도씩 높아진 데 비해 대구는 60년대 30.2도에서 30도로 0.2도 떨어졌다.

다만 대구의 연간 평균기온은 에너지 사용증가, 지구 온난화 경향 등으로 다른 대도시들과 비슷하게 60년대 13도에서 90년대 14.2도로 다소 상승했다.

이에 대해 대구기상대와 대구시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불규칙한 확장에 영향을 받은 데다 '푸른 대구 가꾸기 운동' 등의 도시녹화사업으로 여름철 기온 상승이 완화된 때문" 으로 분석했다.

올 봄 1백90억원을 들여 5년 이상 자란 나무 50만그루를 도시 곳곳에 심은 대구시는 앞으로 3년간 2백만그루의 식수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 대구를 가로질러 흐르지만 본래 마른 하천이었던 신천에 하수처리한 물을 펌프로 채워넣고 대로변에 분수대를 설치하는 등 수변공간을 만든 것도 기온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경북대 나정화(羅正和.생태조경학)교수는 "다 자란 나무 한그루는 하루 물 4백ℓ를 증산, 시간당 2천5백㎉급 에어컨이 하루 20시간 가동하는 냉방효과를 대기중에 나타낸다" 고 말했다.

대구〓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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