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구 군인아파트 50채 2억2천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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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20여년 된 13평형 아파트 값은 얼마일까? 춘천시는 최근 효자동 구 군인아파트 50가구를 2억2천여만에 판다고 매각공고를 냈다.

가구당 4백40만원 꼴이다. 이같이 싼 아파트가 있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상을 알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

시가 매각하려는 아파트는 지난 1975년 공사를 시작해 78년7월 등기된 것으로 군 장교들의 관사였다. 20여년을 사용해 아파트가 낡자 군부대는 시외곽으로 이전을 추진했고 시는 98년 관사 부지로 시유지를 제공하는 대신 이 아파트를 부지와 함께 넘겨받았다.

아파트 부지는 1만7백34㎡이고 2개동 50가구의 아파트 면적은 4천4백56㎡. 아파트는 창문이 모조리 뜯겨졌고 배관도 쓰지못하는 등 콘크리트 덩어리에 불과할 정도로 낡았다.

시는 부지와 아파트를 팔기로 하고 이에 대한 감정평가를 의뢰했다. 감정평가 결과 부지는 34억8천여만원, 건물은 2억2천여만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헐어 버려야 할 건물이지만 시공유재산관리조례안에 따라 엄연히 시 소유 건물이기 때문에 값을 매길수 밖 없었다는 것이 춘천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분양공고에 건물값을 표기하지 않을 경우 감사에 지적돼 곤란을 겪기 때문이라는 것. 시는 분양공고상 건물값을 2억2천만원으로 표기했으나 실제 매입 상대가 나타날 경우 건물값은 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건물을 철거하는 비용도 시가 부담한다는 계획이다. 그래야만 부지를 팔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인아파트 부지와 건물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두차례의 공개경쟁입찰에도 응찰자가 없어 수의계약으로 판매한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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