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인문학 위기극복 대안 못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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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박이문 전 포항공대 교수와 유종호(연세대).김치수(이화여대).김주연(숙명여대).정대현(이화여대)교수 등 인문학자 8명이 집체 창작물로 25일 선보일 저서 '표현 인문학' 에 백낙청(서울대).김우창(고려대).조동일(서울대).이진우(계명대)교수 등 인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학자들을 비판하고 있어 화제다.

'표현 인문학' 집필진은 대안적 인문학을 동양이라는 축 안에서 추구하는 학자로 조동일.백낙청 교수를 꼽은 뒤 "그들의 탐구의 적합성에서 불구하고 인문학의 지역주의를 유발할 수 있다" 고 지적한다.

조교수의 인문학론은 인문학을 동양적 전통 안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 진리론을 강조하는 백교수 역시 서양적 진리 개념보다 동양적 전통에 합치하는 진리 개념의 재구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표현인문학 저자들은 "그들에게 동양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모형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가" 라며 되물으며 양 학자의 한계성을 언급한다.

김우창.이진우 교수는 그들이 내세우고 있는 '비판 인문학' 으로 공격 받는다. 두 교수는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라는 믿음 아래 인문학의 위기는 현대 사회의 비판정신의 결여로 생긴 것이며 인문학의 복원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비판 정신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집필진은 "비판 정신은 지성인의 사회적 역할로 강조할 수 있지만 인문학의 구성조건으로는 빈약하다" 고 평한다.

글을 해독하고 지식을 얻는 이해 인문학보다는 한 걸음 앞섰지만 비판을 인문활동으로 규정할 만한 특징은 아니라는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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