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복귀 … 북한 체면 살려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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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강석주(사진)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평양 대화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13일 “북한이 보즈워스 특사에게 던진 메시지는 6자회담 복귀를 위해 북한의 체면을 살려달라(“save face”)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이 6자회담 복귀의 대가로 뚜렷하게 새로 내건 전제조건은 별로 없다고 한다. 구체적인 조건을 북한이 제시하고, 미국이 이를 거부할 경우 북·미 양자회담을 이어가지 못하고 판이 깨지는 상황을 북한 측이 우려한 결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측은 대신 ‘6자회담에 복귀할 만한 우호적인 분위기와 명분을 만들어 달라’는 취지의 희망을 보즈워스 대표에게 밝힌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미 간에 추가 회담을 이어가는 것이나,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한에 대해 유화적 말을 하는 것, 북한과의 교류를 늘려가는 것 모두가 북한이 바라는 ‘우호적인 상황’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북핵 그랜드 바긴(일괄타결)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북한 측 희망을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가 북한을 떠난 하루 뒤인 11일 북한 외무성은 “실무적이고 솔직한 논의를 통해 쌍방이 상호이해를 깊이 했으며, 서로의 견해차를 좁히고 공통점을 적지 않게 찾게 됐다” 는 비교적 긍정적인 내용의 논평을 했다. 여기엔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성의표시를 지켜보겠다는 의도가 녹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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