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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혁 회장 화려한 복귀 … “현대상사 정상 되찾게 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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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정몽혁(48·사진) 전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현대중공업이 최근 인수한 현대종합상사의 회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1일 정 전 사장을 현대종합상사 회장에 내정했다고 밝혔다. 내년 1월 현대종합상사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한다.

정 회장 내정자는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다섯째 동생인 고 정신영씨의 외아들이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현대가의 2세인 정 회장의 삶은 곡절이 많았다. 아버지인 고 정신영씨는 동아일보 기자로 활동하다가 1962년 독일 유학 중 세상을 떠났다. 정 회장이 두 살 때였다. 그는 동생 신영씨를 아꼈던 고 정주영 명예회장을 비롯한 현대 일가의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했다.

정 회장은 경복고와 미국 캘리포니아대를 졸업한 뒤 93년 30대 초반의 나이에 현대정유 대표가 됐다. 현대정유 대표 시절 한화에너지를 인수하고 ‘오일뱅크’라는 브랜드를 도입하는 등 경영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거치며 현대정유 경영권이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IPIC)로 넘어간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건설자재 납품회사인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를 차려 재기를 모색했지만 빛을 보진 못했다.

정 회장은 2005년부터 최근까지 자동차용 주물을 만드는 현대차 계열 메티아(옛 아주금속)를 경영해 왔다. 메티아 경영은 사촌 형인 정몽구 회장이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티아는 현대차 계열의 현대위아와 다이모스가 각각 50.94%와 48.53%의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현대자동차와 부품업체 현대위아 등과의 거래 관계가 30% 가까이 되고 지난해 매출이 3700억원에 이른다.

본격적인 재기를 노려온 정 회장은 올해 매물로 나온 현대종합상사 인수에 적극 참여했다. 정 회장은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 현대상사를 인수할 때 KCC 등과 함께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현대종합상사 인수가 마무리된 뒤 사촌 형제들과 현대중공업 측에 “현대종합상사가 국내 업계 정상을 되찾게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인사에서 현대종합상사 사장에는 김영남(64) 현대중공업 부사장, 부사장에는 양봉진(57) 현대중공업 전무를 내정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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