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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중심 경제 회복 … 체감경기 나아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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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1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이상우 한국은행 조사국장이 2010년 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에는 경제가 나아지고 소득이 늘면서 일반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도 개선될 것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10년 경제전망’의 골자다.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2%, 내년 4.6%로 전망했다. 지난 7월에 전망했던 -1.6%, 3.6%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다만 전날 정부가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전망한 5% 성장률보다는 0.4%포인트 낮았다.

한은 이상우 조사국장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것은 2, 3분기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았고 세제 지원에 따른 신차 구입 효과가 크게 나타났기 때문”이라며 “내년에도 이런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다만 내년 상반기엔 신차 구입 효과가 사라지면서 전기 대비 성장률이 다소 떨어지겠지만, 하반기엔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이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대기업을 중심으로 명목임금이 오르면서 소득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며 “경제가 나아진다는 느낌은 올해보다 상당히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전망치와의 차이에 대해선 “정부 쪽이 소비 증가율을 조금 더 높게 봤지만 전체적으론 오차 범위 안에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 사정도 올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신규 취업자 수는 올해 7만 명 감소(전망)에서 내년엔 17만 명 증가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서비스업 부문에서 대형화·전문화 추세가 이어지고 영세업체가 퇴출당하면서 신규 취업자 수가 위기 전 수준(2007년 28만2000명)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수출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9.6%에서 내년엔 11.4%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 증가율의 경우 교역 여건이 좋아지면서 올해 -0.1%에서 내년 9.3%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민간소비 증가율도 올해 0.3%에서 내년엔 3.6%로 높아진다는 게 한은 예상이다.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고, 빚이 많은 나라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재연될 수도 있다고 한은은 예상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세계 경제와 국내 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이에 대해 정부 쪽은 경제상황이 아직 불안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시각 차는 기준금리를 정상화하는 출구전략의 시행 시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부 측은 내년 상반기까지 출구전략을 쓰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성태 한은 총재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 5% 성장이 실현되면 연 2%라는 현재의 기준금리는 상상할 수 없이 낮은 것”이라며 “출구전략을 쓰려면 일단 문 근처까지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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