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농촌학생 과외선생역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봉화초등교에 다니는 이달님(11.4년)양은 요즘 검도 배우는 재미에 빠졌다.

이번 주부터 수업이 끝난 뒤 봉화경찰서에서 무료로 검도를 배우고 있다.

봉화경찰서의 검도교실에는 李양뿐만 아니라 이 지역 초등학생 40명이 참여한다.

李양은 "경찰관 아저씨 덕분에 검도를 배울 수 있게 돼 기쁘다" 고 말했다.

경찰이 농촌지역 학생들의 '과외교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찰이 교육시설 부족, 어려운 가정형편 등으로 학교수업 이왼 관심을 갖기 어려운 농촌 학생들의 방과후 지도를 맡고 나서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봉화경찰서는 47평 규모의 청사 지하를 검도장으로 단장해 타격대 4개, 죽도 20개 등 각종 검도장비를 들였다.

경찰종합학교 검도교관 출신으로 검도 7단인 황성한(黃聖瀚.44)경사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1시간씩 3개반으로 나눠 지도한다.

黃경사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 며 "경찰로서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기회를 갖게 돼 보람" 이라고 말했다.

포항남부경찰서는 지난달 말부터 농촌지역인 동해.대보.대송면에 사는 중학생 1백50여명을 대상으로 공부방을 운영한다.

서울대.고려대 등 대학재학중 입대한 방범순찰대 소속 의경 12명을 강사로 뽑아 영어.수학을 가르친다.

학생들은 하루 2시간 일주일에 두번씩 면사무소 등에 모여 무료 과외를 받는다. 동해중 정선린(14.2년)양은 "학원에서 배우는 것보다 낫다" 고 말했다.

포항남부서 김순태(金純泰)서장은 "농촌지역 학생들의 학력 향상을 돕고 주민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기 위해 무료 공부방을 시작했다" 고 말했다.

울릉경찰서도 지난해 10월부터 공부방을 마련, 고교생 20여명을 무료로 지도한다.

정보과장 안학주(安鶴柱.31)경감이 앞장서 전.의경들이 영어.수학 과외를 해준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이같은 무료 공부방에 대한 학부모.학생들의 호응이 높자 최근 교재비를 지원했고 운영을 확대토록 지침을 내렸다.

안장원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