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씨'부적절한 관계' 파문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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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양호 전 국방장관이 '린다 김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는 고백으로 8일 정치권에는 '수사 불가피론' 이 확산하고 있다.

◇ 정치권〓이날 오전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는 린다 김과 李전장관의 관계가 화제가 됐다.

회의에서 이부영(李富榮)총무는 "우리는 린다 김 사건의 스캔들 측면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안보 기밀이 공직자에 의해 유출된 점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며 "이 문제는 국회 국방위 차원에서 진상이 가려져야 한다" 고 강조했다.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린다 김 로비사건과 관련, 새로운 사건이 속속 밝혀져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검찰이 수사를 미루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 이라며 "검찰은 국민의 의혹을 받지 않는다는 수사태도를 보여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무장관 출신의 민주당 박상천(朴相千)총무는 "李전장관의 증언으로 린다 김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났다" 며 "남녀간의 부적절한 관계 역시 포괄적인 뇌물에 해당한다" 고 지적했다.

◇ 국방부〓조성태(趙成台)국방장관은 아침 회의에서 보통 때와 다르게 李전장관 고백에 관한 보고를 묵묵히 듣기만 했다고 장관실 관계자가 전했다.

박용옥(朴庸玉)국방차관은 '부적절한 관계' 기사를 읽은 뒤 "망신스럽고 부끄럽다" 고 말했다.

국방부 고위 간부는 "李전장관(공군참모총장 출신) 때문에 공군쪽에선 얼굴을 들고 다니기 곤란할 지경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고 전했다.

다만 국방부 관계자들은 李전장관이 '린다 김으로부터 돈은 받지 않았다' 고 주장한 대목을 놓고 "그 때문에 수사까지는 가지 않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석.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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