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4대 강 예산안 기습 처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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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석 국회 국토해양위원장=“토론을 종결하고 의결하고자 합니다. 이의 있습니까? (일부 의원들이 ‘예’라고 대답)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8일 오후 1시40분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회의실. 4대 강 사업 예산 3조5000억원을 포함한 국토위의 내년도 예산안이 이렇게 가결됐다. 민주당은 반발했고 오후 본회의부터 보이콧했다.

예산안 의결은 대체토론을 계속할지 여부를 두고 여야 의원들이 다투는 가운데 이뤄졌다. 민주당 간사인 박기춘 의원은 “의원들의 추가질의가 종료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강행했다”며 “날치기 처리됐기 때문에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허천 간사는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국토위가 의결한 예산총액은 29조523억원. 국토해양부가 제출한 25조631억원보다 3조4492억원 늘었다. 4대 강 사업을 제외한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예산이 대폭 증액된 탓이다.

가장 크게 불어난 사업은 호남고속철도사업. 정부안 2500억원에 2300억원을 더한 4800억원 규모로 통과됐다. 최규성(김제-완주) 등 민주당 의원들의 요구로 반영됐다. 울산~포항 복선 전철, 포항~삼척 철도, 울산~포항 고속도로 등 포항 지역 예산도 당초보다 2300억원가량 늘었다. 포항은 이병석 위원장의 지역구(포항 북)다.

정효식·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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