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경진의 서핑 차이나] 2009 키워드로 보는 중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연말이다. 21세기 첫 10년이 저문다. 해마다 이즈음이 되면 각종 언론매체들은 10대 뉴스, 인물 등을 선정해 한해를 정리한다. 중국 광둥에서 발행되는 잡지 ‘신주간(新周刊)’은 2001년부터 ‘중국신예방(中國新銳榜)’을 선정 한 해의 키워드와 새뚝이들을 발표한다. 올해도 12일 발표 예정으로 현재 인터넷 투표중이다. 중간 결과를 통해 2009년 중국의 한 해를 뒤돌아봤다.
▶키워드:
1위는 ‘터우차이(偸菜)’가 차지했다. ‘터우차이’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인터넷 게임 ‘개심농장(開心農場)’에서 나온 말이다. 농작물을 심고, 따고, 훔치는 내용의 게임인 개심농장은 ‘어제밤 ‘터우차이’했나?”는 유행어가 나올 정도로 인기 절정이다.
'터우차이'와 1표 차이로 ‘신종플루(甲流)’가 2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사스 영웅 중난산(鍾南山) 광저우 호흡기질환연구소장이 정부의 신종플루 희생자 발표 수치가 의심스럽다고 밝힌 남방도시보 인터뷰 기사가 나오면서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3위는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차지했다.
4위는 ‘부차첸(不差錢, 돈은 나도 좀 있다)’이란 유행어가 차지했다. 지난 춘절에 CC-TV 춘절만회(春節晩會)에 출연한 유명 희극배우 자오번산(趙本山)과 그의 수제자 샤오선양(小瀋陽)의 단막극에서 나온 말이다. “나도 돈은 좀 있다”는 말로 졸부가 많아지면서 남이 돈자랑하는 것을 아니꼬워하는 갑부들이 많아진 중국 사회의 한 모습을 잘 보여준다.
5위는 ‘둬마오마오(躲貓貓, 숨바꼭질)다. 지난 2월 윈난성 한 청년이 공안에 잡혀 감옥에 수감된 뒤 돌연사하자 “감방 동료들과 둬마오마오(술래잡기 놀이)하다가 머리를 벽에 부딪쳐 죽었다”라고 발표한 뒤 유행한 말이다. ‘몰염치한 오리발’이란 뜻으로 통한다.
6위는 ‘자쥔펑(賈君鵬)’이 차지했다. 중국인터넷의 폭발적 성장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지난 7월16일 오전 10시59분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게시판에 아이디 ‘루티(如題)’가 ‘자쥔펑, 엄마가 집으로 돌아와 밥먹으란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게시물은 불과 여섯 시간만에 40만명이 클릭해 1만7000건의 댓글을 올렸다. 3일째에는 780만명이 클릭, 30여만 건의 댓글을 올렸다.
7위는 ‘건국60주년(60大慶)’이 차지했다.
8위는 올해부터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3세대휴대폰(3G)’이다.
9위는 ‘차스닥(創業板)’, 10위는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 주도의 ‘범죄와 전쟁(打黑)’이 차지했다.

▶신예인물: 저우리보(周立波·42)가 23%를 얻어 현재 1위다. 1981년에 데뷔한 무명 만담가였지만 정치풍자로 입소문을 타고 전국적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마오저둥부터 원자바오까지 전현직 정치 지도자를 신랄하게 풍자했다. 저우리보의 인기는 뻣뻣하던 중국이 변했다는 좋은 증거다.
▶신예기업: 비야디(比亞迪·BYD)가 35.3%로 단연 1위다. 전기차 충전지 회사로 시작해 하이브리드,전기차를 생산하며 워렌 버핏의 투자까지 받아낸 막강한 기업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은 최첨단 기술이 없다는 통념을 보기 좋게 깨버린 신예기업이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xiaok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