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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 류진회장, "동제품 한우물만 팔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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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동(銅)제품 전문기업인 ㈜풍산은 20일 유진(柳津.42)사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柳회장은 지난해 작고한 창업자 고 유찬우(柳纘佑)회장의 차남으로 1997년부터 이 회사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왔다.

풍산은 柳회장 체제의 출범에 맞춰 2000년을 '재도약의 해' 로 정하고 동제품 34만t 생산, 1조4천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삼았다.

"반도체 리드프레임재.소전(素錢) 등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제품들을 더욱 발전시키고 새로운 동합금을 개발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회사를 만들겠습니다."

柳회장은 "합종연횡을 통해 KME그룹.오토쿰푸 등 대형 다국적 동제품 업체가 나타나고 있다" 면서 "이들을 이기려면 정보통신.반도체 산업 등 수요 변화에 맞춰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그는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첨단병기 시대에 대비해 기술력을 높이고 선진 무기 제조업체와 제휴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柳회장은 "선친께선 하나의 제품에 집중하지 않으면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없다는 지론을 실천하셨다" 면서 자신도 동제품이라는 '한우물' 을 계속 파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페인 등 유럽연합(EU)5개국에 풍산의 유로 소전(무늬를 새기지 않은 동전)을 공급하고 있으며 곧 아일랜드와 룩셈부르크에도 수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柳회장은 "풍산의 소전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들을 때 가장 기쁘다" 면서 "경기회복으로 동전 수요가 늘면서 국내 소전 물량까지 몰려 공장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일본에서 고교를 다니고 서울대(영문과)를 졸업한 柳회장은 82년 입사해 생산.영업.기획업무 분야에서 경영 수업을 쌓았다.

창업자의 차남인 그는 회사 안에서 'BTB(Be The Best-최고가 되자)운동' 을 벌이고 있으며, 97년에는 콜린 파월 전 미 합참의장의 자서전 'My American Journey' 를 번역해 출간했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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