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마지막 왕인 의자왕과 아들 부여융(扶餘隆)의 제단(祭壇)이 충남 부여군 부여읍 능산리 고분군내에 설치된다.
충남 부여군은 백제문화의 전통성을 확립하고 백제에 대한 역사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키 위해 1억여원을 들여 능산리 고분군 2백여평의 터에 오는 9월말까지 의자왕과 부여융의 제단을 만들기로했다. 대리석으로 만드는 제단은 가로.세로 3m에 높이 1.2m의 3단(壇)구조다.
부여군은 오는 10월에 열릴 예정인 백제문화제 때 제단에서 초혼제를 올려 백제왕실의 망국 혼을 위로할 예정이다. 특히 제단에는 지난 1994년 중국 뤄양(洛陽)시 부여융의 묘에서 출토된 묘지석 복각품과 탁본이 안치된다.
부여군은 또 부여융 묘 부근에서 흙(10kg)을 떠와 제단 2개에 나눠 넣을 예정이다. 뤄양시가 개최하는 민속축제 참관을 위해 지난 17일 중국을 방문한 유병돈(兪炳敦)부여군수가 북망산에서 흙을 떠온다.
군이 지난해 5월 자매결연을 맺은 뤄양시로부터 기증받은 묘지석(길이 56㎝.두께 10㎝)은 정교하게 제작됐다. 이 묘지석에는 부여융의 출생지.생애.품성 등이 6백69자의 해서체(楷書體)로 상세히 적혀 있어 백제말기의 한.중 관계는 물론 패망 당시 백제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묘지석은 현재 중국 하남성(河南省)개봉(開封)박물관에 소장돼있다.
의자왕과 아들융은 백제 멸망 당시 당나라에 포로로 끌려가 그곳에서 일생을 마친 뒤 뤄양시 북망산 일대에 묻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들 묘는 발견됐으나 의자왕 묘의 위치는 지금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의자왕과 부여융의 제단을 설치하면 관광객들에게 백제왕도로서의 이미지가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
부여〓김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