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식 재활용, LED … 올해 백악관 트리 친환경으로 ‘반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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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가 2일 백악관 크리스마스 장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올해 백악관의 크리스마스 주제는 “반성하자(reflect), 기뻐하자(rejoice), 다시 시작하자(renew)”로 정해졌다. 아래 사진은 백악관 남쪽 일립스 공원에 불을 밝힌 ‘내셔널 크리스마스 트리’의 모습. [워싱턴 로이터·AFP=연합뉴스]

재활용 장식품, 절전형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미국 백악관이 2일(현지시간) 공개한 크리스마스 장식 내역이다. AP·뉴욕 타임스 등 외신은 취임 후 첫 성탄절을 맞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가족이 ‘친환경’ 컨셉트로 백악관을 장식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의 ‘친환경 크리스마스’는 이스트 윙(동관) 방문자 출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시작된다. 소망을 적어 걸게 돼 있는 ‘소망 나무(wish tree)’는 재활용지로 만든 것이다. 블루 룸에 세워진 높이 5.6m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전 정권 땐 사용했던 800개의 장식품이 재활용됐다. 백악관의 안주인 미셸 오바마는 이 낡은 장식품들을 전국 60개 지역으로 보내, 각 지역의 상징으로 꾸민 뒤 반송해 달라고 부탁했다. 결과물은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부터 오바마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의 링컨파크 동물원까지 다양했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린 반짝이는 전구는 모두 전기 효율이 높은 최신 LED 제품이다.

3일 공식 점등되는 백악관 남쪽 일립스 공원의 ‘내셔널 크리스마스 트리’도 마찬가지다. 제조사인 제네럴일렉트릭(GE)은 “지난해 트리를 밝히는 데 1만8000W의 전력이 쓰였지만 올해는 6000W밖에 안 들 것”이라며 “역사상 가장 전기 효율이 높은 내셔널 트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의 내셔널 크리스마스 트리는 시대상을 반영한다. 1979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이란에 인질로 잡힌 미국인들의 석방을 촉구한다는 뜻에서 트리 꼭대기에 있는 별 하나에만 불을 밝혔다. 80년 점등식 땐 417일간 붙잡혀 있는 인질들을 위해 417초 동안만 불을 켰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가 있었던 81년에는 대통령이 직접 점등식에 참가하는 대신 이스트 룸에서 리모컨으로 불을 켰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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