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양동이로 산불진화 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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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강원도 강릉.삼척 일대의 산불 진화현장에 투입된 공무원이다. 현장의 가슴 아픈 광경'을 직접 목격했고, 그러한 잔상(殘像)들'이 아직까지 뇌리에 남아 있다.

8박9일간의 산불은 그곳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고통이었다. 여러 집들이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앙상한 폐허로 변했다. 주민들이 안타까움에 신음하는 목소리가 사방에 울려 퍼졌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부의 근시안적인 산불진화 대책 또한 큰 문제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현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동원돼 때맞춰 식사도 못하고 '속옷조차 제대로 갈아입지 못한 채 진화작업에 힘썼다.

그러나 무서운 기세의 산불을 원시적인 장비로 끄기는 무리였다. 사람이 많이 동원됐지만 발생하는 불을 호스나 양동이로 진화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였다.

정부가 이번만은 제대로 된 대책을 세워 큰불이 나더라도 제때에 진압할 수 있길 바란다. 이를 위해선 선진화된 화재진압 장비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본다.

윤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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