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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에 간 MB “4대 강, 반대 위한 반대 도움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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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서울역 철도공사 비상상황실을 찾았다. 이 대통령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가운데)과 유재영 코레일 서울본부장(왼쪽)에게 “경제회복을 위해 모든 나라가 경쟁하고 있는 이때 파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철도파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문규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일 4대 강 살리기 사업 찬반 논란과 관련, “반대를 위한 반대는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구시 달성군 낙동강변에서 열린 ‘낙동강 살리기 희망 선포식’에 참석, “지금이 어느 시대냐. 수질이 나빠지게 되는 사업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희망 선포식’은 보(洑) 건설을 시작하는 행사로 사실상 4대 강 살리기의 기공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영산강 살리기 희망 선포식’에 참석한 데 이어 이날 다시 낙동강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4대 강 중 두 곳의 기공식에 참석하는 열의를 보였다.

이날 축사에서 이 대통령은 “영남의 힘은 낙동강에서 나왔다. 하지만 물이 마르고 홍수를 일으키면서 (낙동강은) 강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고 4대 강 살리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낙동강에는 무려 10조원 이상의 홍수 피해가 났다”며 “(평소에는) 물 마른 낙동강을 볼 때마다 참으로 답답하고 가슴이 아팠다”는 소회도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은 “(4대 강 살리기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럽도록 친환경적으로 건설될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IT와 건설, 물 관리 등의 기술을 융합해 미래를 흐르는 강으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열린 지역발전위원회 회의에서도 그는 국내 업체들의 기술 수준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강을) 더 오염시키기 위해 사업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앞으로는 (4대 강 살리기가 수질을 오염시킬 것이란 지적엔) 답변을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선포식은 달성군 논공읍 낙동강변에서 열렸다. 하지만 달성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국회 본회의 참석을 이유로 오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희망 선포식을 마친 뒤에는 대구 대신동 서문시장도 방문했다. 대선 때 상인들에게 “당선되면 꼭 다시 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특히 이 대통령은 당시 자신을 격려해줬던 수제비집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가게를 찾았다. 주인인 김기순(82) 할머니가 최근 병원에 입원해 가게에 없자 전화 연결을 부탁해 “할머니 국수 먹고 당선됐잖아요. 빨리 쾌유하세요”라고 말했다.

◆“이런 식 파업은 우리나라밖에 없어”=이 대통령은 이날 대구로 가기에 앞서 서울역에 있는 철도공사 비상상황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지금 지구상에서 이런 식으로 파업하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 세계의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없어 고통받고 있는데 일자리가 보장된 (철도공사) 사람들이 이렇게 경제가 어려울 때, 더욱이 연말에…(파업을 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세계에 물건을 제때 보내지 못하면 신용을 잃고 (우리가 개척해 놓은 시장을) 다른 나라 사람들이 차지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법이 지켜지지 않으면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될 것”이라며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한 번 더 당부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서울역에서 일반 승객들과 함께 KTX를 타고 대구로 내려갔다. 평소에는 안전한 경호를 위해 ‘전용편’을 마련하지만, 파업 사태를 감안해 이 대통령이 일반열차 이용을 지시했다고 한다.

남궁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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