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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여야 텃밭서 무소속들 '분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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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지지기반이었던 영.호남에서 단기필마(單騎匹馬)로 살아남은 무소속 후보들. 무소속 당선자는 14대에 21명, 15대에 16명에 이르렀으나 이번에는 양당 구도의 거센 바람에 밀려 거의 전멸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벅찬 싸움을 해야 했다.

호남에선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보성-화순에 출마한 박주선(朴柱宣)전 청와대 법무비서관과 강운태(姜雲太.광주남)전 내무부장관이 당선됐다.

이강래(李康來.남원-순창)전 청와대 정무수석.이정일(李正一.해남-진도)전 전남일보 회장도 신승했다.

이들은 유세과정에서 한결같이 "당선되면 민주당에 입당해 김대중 대통령을 돕겠다" 며 지역민심을 공략했다.

옷 로비 사건 문건 유출 의혹으로 청와대를 떠났던 朴후보는 13일 "지역주의 벽을 뛰어넘은 호남인들의 승리" 라고 주장했다.

姜후보는 1995년 광주시장 재직 당시 광주 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폭넓은 인맥을 쌓은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또 이돈승(李敦承.전북 완주-임실).이건식(李建植.김제)후보 역시 예상을 깨고 접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싹쓸이를 기대했던 호남에서 무소속이 강세를 보이자 당혹스런 표정이다.

당 관계자는 "후보자질론과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이 지역바람을 누르는 추세를 반영한 것" 이라고 말했다. 공천을 잘못했다는 지적도 여기저기서 나온다.

영남에선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 6남인 정몽준(鄭夢準.울산동)후보가 5선고지에 무난히 안착했다.

鄭후보는 총선 직전 "2002년 두개의 중요한 선거가 있다.

그중 하나는 국제축구연맹(FIFA)이고 다른 하나는 대통령선거" 라며 대권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인권변호사로 87년부터 활동해왔던 송철호(宋哲鎬.울산 중)후보는 한나라당의 3선 의원인 김태호(金泰鎬)후보와 마지막까지 팽팽한 접전 끝에 패배했다. 宋후보는 "지역개발과 깨끗한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열망을 확인했다" 고 말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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