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과 관련된 궁금증들…신장병 FAQ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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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붓는다?

부종, 즉 몸이 붓는 현상은 혈관 바깥 조직에 염분과 수분이 쌓이는 것을 말한다. 한쪽 팔이나 다리만 붓는 국소 부종은 정맥 혈관이나 림프관이 막혀서 발생할 수 있다. 온 몸이 붓는 전신 부종은 심장, 간, 신장, 갑상선에 병이 있거나, 심한 영양 장애, 일부 고혈압 약, 소염 진통제, 여성 호르몬제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위에 언급된 이상이 없더라도 몸이 붓는 경우가 있는데 특발성 부종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특발성 부종은 여성에게 흔하며, 모세 혈관의 투과성이 증가되어 혈관 바깥 조직으로 체액이 빠져나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병인은 아직 확실치 않다.

소변이 이상하다?

‘소변량이 줄었다’, 소변량이 늘었다’, 소변을 자주 본다’,‘소변 보기가 힘들다’, 소변 색깔이 이상하다’ 등 소변의 변화는 신장병뿐 아니라 다른 전신적인 질환의 한 증상일 수가 있다. 소변량은 하루에 500mL~3L 정도로 다양하다. 소변량이 줄어들었다면 몸 안의 수분량이 심하게 줄어서 빠른 시간 안에 수분과 염분을 공급해야 한다는 신호이다. 500mL 이하까지 줄면 신장 자체에까지 이상이 발생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독할 수도 있다. 소변량이 3L 이상인 다뇨증이 있는 경우는 수분을 과다하게 마시거나 호르몬 작동 이상, 혈당이 높거나 이뇨제 복용, 염분이 포함된 수액을 맞았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소변량은 늘지 않고 횟수만 증가하였다면 방광염, 방광 기능 이상 등 방광 질환이나 전립선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경우 소변보기가 힘들 수 있다. 소변 줄기가 가늘고 약해지며 소변을 다 보고 나서 끝마치기 어렵다.

소변 색깔은 소변의 농축된 정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적색으로 나오는 경우는 피가 나오는 혈뇨 이외 약, 음식, 심한 근육 손상, 갈색뇨는 간질환, 혼탁한 소변은 염증이나 음식에 함유된 요산이나 인산이 원인일 수 있다. 거품이 많은 경우는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 나오는 단백뇨를 의심해야 한다.

소변에서 단백질이 나온다?

소변에서 단백질이 하루에 150~300 mg 이상 빠져 나오는 경우 단백뇨가 나온다고 한다. 단백뇨는 신장 내의 정수기인 사구체에 병이 생겨 발생하는 사구체성 단백뇨, 파이프 역할을 하는 세뇨관에 이상이 생겨 나오는 세뇨관성 단백뇨, 혈액에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증가하여 소변으로 배설되는 양이 증가한 과부하성 단백뇨, 발열이나 심한 운동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기능성 단백뇨가 있다.

단백뇨가 중요한 이유는 원인 신장병이 무엇이든 단백뇨 양이 많을수록 빨리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백뇨의 양을 줄이기 위해 여러가지 치료를 하게 된다. 사구체신염에 의해 단백뇨가 나올 경우 면역 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하고, 당뇨병이나 고혈압에 의해 단백뇨가 나올 경우에는 혈당과 혈압 조절이 중요한 치료가 된다. 저단백 식사와 특별한 종류의 고혈압 약(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은 원인 신장병에 상관없이 단백뇨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약을 많이 먹으면 신장이 나빠진다?

신장은 혈액 안에 남아있는 약물과 약물의 노폐물을 농축하여 배설한다. 농축된 약물은 쉽게 신장을 손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약물이라도 사람에 따라 이상을 일으키지 않을 수도 있고 심한 손상을 줄 수도 한다. 특히, 신장병이 있는 사람이 약을 먹을 때는 약의 종류나 신장 기능의 정도에 따라 약의 용량을 줄이거나 사용 간격을 늘려야 신장 손상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 흔히 신장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은 아미노그리코사이드계 항생제, 감기약과 관절통 약으로 자주 쓰이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 CT로 알려져 있는 전산화단층촬영이나 심혈관 조영술에 사용되는 조영제, 일부 항암제, 고혈압이나 부종 조절 목적으로 사용되는 이뇨제 등이다.

당뇨병, 고혈압과 신장?

당뇨병과 신장, 고혈압과 신장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대한민국뿐 아니라 다른 선진국에서도 투석치료를 받는 말기 신부전의 가장 큰 원인은 당뇨병이다. 당뇨병은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당뇨병에 걸린 후 15~20년 후부터는 신장 기능이 감소하여 말기 신부전에 이르게 된다. 당뇨병은 말기 신부전뿐 아니라 다른 장기에도 합병증을 일으키므로, 당뇨병으로 말기 신부전에 다다른 환자는 심혈관 질환이나 뇌혈관 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고혈압은 신장 기능을 악화시키기도 하고, 반대로 신장병이 그 합병증으로 고혈압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고혈압은 당뇨병, 사구체 신염과 더불어 말기 신부전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또한, 혈압이 높을수록 말기 신부전에 이르는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신장병이 있는 환자는 적극적으로 혈압을 조절해야 한다.

신장병은 유전일까?

대개의 신장병은 유전병은 아니다. 그러나 말기 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 질환인 고혈압, 당뇨, 일부 사구체신염은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 위험이 높다. 유전병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신장병은 다낭포신과 알포트 증후군이다. 다낭포신은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므로 부모 중에 한 사람이라도 이 병이 있으면 발병할 확률이 높다. 이 병은 신장에 여러 개의 낭종(물혹)이 생기는데, 낭종의 수와 크기가 커지면서 결국 말기 신부전에 이르게 된다. 알포트 증후군은 소아 때 혈뇨가 단백뇨 양이 줄면서20세 전후에 말기 신부전이 된다. 난청이나 시력 장애를 동반하며 주로 남자 아이에서 증상이 심하게 진행하여 신부전이 된다.

(글:신장내과 한금현 교수)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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