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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중음악… 살금살금 국내 상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일본 대중음악이 어느새 우리곁에 바짝 다가왔다.

일본 대중음악을 포함한 일본 대중문화 3차개방은 오는 6월 발표될 전망. 아직까지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일본 대중음악은 연주 음반으로 제한돼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조치와는 별개로 일본 대중음악이 이미 아름 아름 우리의 일상에 파고 들고 있다.

구라모토 유키.히사이시 조.사사키 이사오.카시오페아…. 이미 우리에게도 이름이 낯설지 않은 일본의 대표적인 아티스트들이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잔잔한 선율의 크로스오버 음악으로 한국의 팬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이들은 뉴에이지.재즈.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은 물론, 심지어 살을 빠지게 한다는 기능성 음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 뉴에이지.크로스오버

일본엔 뉴에이지 등 크로스 오버를 추구하는 아티스트들이 적지 않다.

최근 '세일링 인 사일런스' 음반이 국내에 소개된 피아니스트 구라모토 유키는 국내에 가장 잘 알려진 일본 아티스트. 동양적인 서정성과 정결한 멜로디로 팬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그의 음반은 1집 '레이크 미스티 블루' 만 15만장 가량 판매된 것을 비롯, 5집까지 모두 50만장 가량이 판매됐다.

'일본 음악계의 전설' 로 불리는 히사이시 조도 쏠쏠히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아이 엠' '마이 로스트 시티' 등 3장의 앨범이 소개된데 이어 올해는 '유전자.DNA2' 가 나왔다.

히사이시 조는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큐타' '원령공주' 등을 비롯,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영화 '하나비' '기쿠지로의 여름' 의 음악으로도 유명하다.

이밖에 '일본의 조지 윈스턴' 으로 불리는 사사키 이사오의 음반 '미싱 유' 도 최근 국내에 출시됐고 나카무라 유리코의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 실황음반 '피아노 팬터지', 니시무라 유키의 '어 레터 투 마이셀프' , 수미 세이코의 '유칼리 나무' 연주곡도 국내에 소개됐다.

▨ 재즈

퓨전재즈 그룹인 카시오페아와 T-스퀘어, 그리고 재즈 보컬리스트 게이코 리는 일찍이 국내에 소개된 아티스트들. 리 게이코는 올해초 '데이드리밍' 을 냈고 '1977년 결성돼 80년대 초반부터 빌보드 재즈차트 톱10 순위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세계 무대서 활동해온 '카시오페아는 최근 24주년 기념 베스트 앨범 '수퍼 베스트 2000' 을, T - 스퀘어 역시 베스트 음반인 '워드리스 앤솔로지2' 를 선보이며 한국 재즈팬들을 공략하고 있다.

▨ 드라마.영화음악

올해 상반기 국내외 영화음악을 통틀어 가장 인기를 끈 앨범은 일본영화 '러브레터' 의 OST였다. 이 음반은 지금까지 20만장이 판매됐다.

국내에서 방영되지 못했지만 '러브 어게인' '세상에서 아빠가 가장 좋아' 등 히트 드라마의 OST도 국내에 선보일 채비를 마친 상태. 이들 음반엔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록밴드 더 브릴리어트 그린과 튜브의 음악이 각각 담겨있어 일본문화 전면개방을 앞두고 출시되는 일종의 '맛보기' 음반의 성격이 강하다.

▨ 기능성 음반

'다이어트 음악' '집중력을 높이는 음악' '스트레스 해소 음악' 등으로 나뉘어 소개된 기능성 음반도 최근 국내에 선보였다.

이들 기능성 음반은 인간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미약한 자극이 인간의 감정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서브리미널 효과에 근거해 제작된 것으로 출반되자마자 주목받는 음반으로 부상했다.

▨ 평가와 전망

파고는 아직 높지 않다. 이들 음반의 판매량이 아직 그리 높지 않기 때문. 포니케년의 김주연씨는 "일본에서 히트한 우타다 히카루.후카다 교코의 피아노 연주 음반이 국내에 소개됐지만 그리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며 "전면개방이 돼면 일본 스타들의 인기가 한국에서도 음반판매로 이어질 것" 이라고 말했다.

일본 음악을 아는 이들은 "지금 판매량이 문제가 아니다" 고 입을 모은다. 일본 음악이 다양성을 갖추고 있으며 각 장르에서 축적된 역량으로 흡인력을 발하고 있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

소니뮤직의 이혁씨는 "일본음악은 이미 국내에서도 매니어층이 형성돼 있어 꾸준하게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또 "사카모토 류이치나 히사이시 조 등 현재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일본 아티스트는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이들" 이라며 "국내에서도 세계를 겨냥해 아티스트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 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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