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기 맞은 붕어 활동시작… 강태공들 바빠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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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민물고기와 낚시꾼들이 함께 기지개를 켜는 봄이다. 먹이가 적은 겨울동안 에너지를 아끼려 꼼짝 않던 물고기들이 활동을 시작하고, 한산하던 낚시터에는 겨우내 손맛에 굶주린 낚시꾼들이 슬슬 모여든다.

일부 낚시회들은 지난 주말 출조지에서 올해 물낚시의 시작을 선언하고 풍성한 조황을 기원하는 '시조회(始釣會)' 를 가졌다.

이번 주와 다음주에도 시조회가 이어진다. 본격적인 민물 낚시의 계절이 온 것이다.

4월 초.중순은 붕어의 산란철이라 영양분을 잔뜩 섭취해야 하는 붕어들이 어느때보다 왕성하게 입질을 해댄다. 따라서 초보자들도 웬만큼 조과를 올릴 수 있다.

산란철 낚시의 포인트는 단연 수초 자리. 붕어가 알을 낳는 곳이며 해가 뜨면 수온이 다른 곳보다 빨리 올라가고 먹이까지 풍부한, 초봄 붕어들의 '낙원' 이다.

이 시기에 워낙 수초자리에서의 입질이 잦다보니 '산란철 낚시〓수초치기' 라는 등식이 낚시꾼들에게는 기본 상식이 됐다.

특히 갈대와 부들풀이 많이 난 곳이 좋다.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놀지 않는다' 는 옛말도 있지만 수초가 많더라도 맑은 곳은 낚시에 좋은 자리가 아니다.

반대로 흐린 곳에서 어신이 자주 온다.

이는 탁한 물에 먹이인 플랑크톤이 많아 물고기가 많이 꾀기 때문. 따라서 이런 곳에 산란철 붕어의 식욕을 자극하는 굵은 지렁이나 새우 미끼를 드리우는 것이 초심자가 써 볼만한 전략이다.

수초치기용 낚싯대는 조금 긴 3칸~3칸반 정도가 적당하다.

줄은 60㎝~1m 깊이에 미끼가 드리워지도록 짧게 매는 것이 보통. 붕어가 알을 낳는 깊이도 이 정도다.

경험 많은 낚시꾼들은 "30분 정도 어신이 없으면 미련없이 자리를 옮기는 것이 좋다" 고 충고한다.

또 대체로 붕어의 입질은 이른 아침에 가장 활발하므로 부지런해야 조과를 올릴 수 있다.

한국낚시연합 현해룡 민물이사는 "수초가 우거진 초평지(충북 진천), 교로리수로(충남 당진), 반산지(충남 부여), 유당수로(전북 무안), 둔전지(전남 진도) 등이 이름난 초봄 낚시터" 라고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북 고창의 용대지와 초내지에서 평균 20㎝급 20여수씩을 낚았다.

한편 한국낚시연합(02-747-0501) 소속 낚시회들은 다음주까지 주말마다 이어질 시조회에서 자체 낚시왕을 선발한다.

낚시연합은 이들 회원사별 낚시왕들이 모인 가운데 오는 5월 9일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저수지에서 '민물낚시 왕중왕전' 을 개최한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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